“빛과 소금같았던 내 딸”…6명 살리고 떠난 23살 바리스타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10. 23. 13:48
제빵사를 꿈꾸던 23세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뇌사상태가 된 후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정희수(23) 씨가 지난 8월 19일 고대안암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양측 폐장과 간, 신장을 기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 7월 30일 집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정 씨의 부모는 세상에 온 딸이 빛과 소금처럼 좋은 일을 하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씨는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주변에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가족들 앞에서는 쾌활했지만 부끄러움이 많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수줍음을 타기도 했다.
특히 빵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던 정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리스타로 일하며 제빵사의 꿈을 키워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씨의 어머니 김혜정 씨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희수야, 아빠, 엄마, 언니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아이였지만 하나님이 하늘에 천사가 필요했나 봐. 23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살다 갔지만 영원히 잊지 않고 마음속에서 함께 할게. 너무 사랑하고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꿈을 미처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떠난 기증자 정희수 씨와 다른 아픈 이를 걱정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해 주신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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