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비트코인', 개발자 생태계도 성장 꾸준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최근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3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그 동안 이더리움 위주로 형성되던 탈중앙화금융(디파이)과 대체불가토큰(NFT) 생태계도 비트코인에서 점차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그간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초당거래속도(TPS)가 낮고 스마트컨트랙트를 제한적으로 지원해 디파이 생태계 활성화가 더뎠다. 하지만 비트코인에서도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는 레이어2 '스택스'가 자리잡은 이후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올해 초 비트코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프로토콜 '오디널스'의 등장으로 비트코인 NFT, 오디널스 기반 비트코인 네트워크 토큰 표준 'BRC-20' 계열 밈코인 붐이 일기도 했다.
이런 변화 속에 비트코인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는 개발자(빌더) 정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디스프레드 관계자는 "비트코인 NFT로 인해 비트코인 생태계에 붐이 일어났고, 많은 개발자들을 생태계로 불러오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하지만 비트코인의 디자인적 한계로 자연스레 비트코인 레이어2와 같은 확장성 솔루션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높은 보안을 위해 단순한 디자인을 채택했기에 정확히는 비트코인에는 스마트컨트랙트가 없고 스크립트를 사용한다"며 "현존하는 유일한 비트코인 스마트컨트랙트 레이어2인 스택스는 클래러티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해 이더리움과 같은 앱을 비트코인 위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스택스를 비롯해 '트러스트머신', 'DLC.링크', '제스트 프로토콜', '알렉스' 등이 이런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사례다.
스택스는 결정 가능 언어 ‘클래리티’ 기반 네트워크다. 클래리티는 스마트컨트랙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미리 검증할 수 있는 언어다.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레이어에서 보다 안전한 스마트컨트랙트 코드를 작성하게 하고 비트코인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립트'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표현과 기능을 가능하게 하도록 도와준다.
트러스트머신은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 개발 업체다. 이더리움 생태계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트러스트머신은 현재 비트코인 레이어에서 BTC를 디파이 담보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무니브 알리 트러스트머신 최고경영자(CEO)는 스택스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나카모토 릴리즈’를 내년 초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간 스택스의 블록 생성 속도가 비트코인과 동일한 10~30분이었다면, 나카모토 릴리즈 이후 5초까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트러스트머신은 스택스 개발자들이 올해 말 ‘양방향 비트코인 페그 시스템(sBTC)’의 테스트넷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sBTC 기능을 도입하면 누구나 BTC를 sBTC로 랩핑해 스택스 네트워크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중앙화된 기관에 수탁하는 절차가 필요 없어진다.
다른 블록체인에서도 BTC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으로 DLC.링크도 주목된다. DLC.링크는 비트코인의 레이어2 결제 솔루션 ‘라이트닝 네트워크’ 공동 창업자 타지 드리야가 고안한 솔루션이다. 스택스와는 달리 별도의 랩핑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이더리움, 코스모스 기반의 디파이에서도 BTC가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DLC.링크는 이달 초 ABCDE 캐피털 등으로부터 200만 달러 상당의 프리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트러스트머신도 체인링크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BTC 디파이로는 제스트 프로토콜이 기관용 BTC 렌딩 프로토콜로서 개발되고 있다. 다만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다.
스택스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인 알렉스는 최근 리브랜딩 계획을 발표하며 비트코인, 스택스와 함께 디파이 생태계를 위한 삼각축을 형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비트코인이 보안을 제공하는 레이어1, 스택스가 스마트 컨트랙트를 부여하는 레이어2로서 기능한다면 알렉스는 디파이 앱 내에서 비트코인과 스택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알렉스는 비트코인 디파이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온체인 인덱서’도 개발하고 있다. BRC-20 기반 토큰은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 표준인 ERC-20 기반 토큰과 달리 전체 잔액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로 인해 토큰의 실제 존재 여부를 판별하는 장치가 필요한데 이를 인덱서라고 한다.
기존 오프체인 인덱서는 중앙화된 기관에 의존하고 있기에 오류에 노출될 위험도가 높다. 알렉스는 이를 온체인 인덱서로 해결하고자 한다.
비트코인 생태계의 또 다른 축인 지갑 업체들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러스트머신의 비트코인 지갑 '레더'는 최근 ‘히로 월렛’에서 리브랜딩을 마친 제품이다. 히로 월렛은 비트코인 빌딩 도구 개발 업체 히로의 주요 제품군이었으며 트러스트머신이 이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컨센서스가 ERC-20 전용 월렛 ‘메타마스크’를 주요 제품군으로 앞세운 것처럼, 트러스트머신은 비트코인과 BRC-20 전용 지갑으로 레더를 내세울 예정이다. 레더는 비트코인, 오디널스, BRC-20, 스탬프 등 비트코인 프로토콜 자산과 스택스 기반 자산을 담을 수 있다.
라이더는 가상자산 지갑 복구 등을 위해 필요한 12~16개의 영단어로 구성된 '시드 문구' 없이도 가상자산을 자체 수탁할 수 있는 하드웨어 월렛 ‘라이더 원’을 출시했다.
라이더 원은 샤미르의 비밀 공유(SSS) 알고리즘을 토대로 탭 세이프 복구 기능을 도입해 월렛 설치 시 시드 문구를 따로 종이에 적어둬야 하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라이더는 알케미 페이, 폴리곤 랩스, 솔라나 재단, BNB체인, 트러스트머신, 아스타 네트워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라이더 원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오크그로브 벤처스와 트러스트머신 등으로부터 120만 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
엑스버스는 오디널스 관련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 모바일 지갑을 선보였으며, 지난달 ‘샛츠 커넥트’ 출시로 비트코인 전용 지갑과 디앱 연결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메타마스크와 달리 그간 비트코인 월렛은 디앱에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다.
이달에도 클릭 단 한 번으로 BRC-20 토큰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앞서 엑스버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사 점프크립토 등으로부터 500만 달러 상당의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하드웨어 월렛 ‘렛저’와 협업해 오디널스 전용 월렛 가운데 최초로 콜드 스토리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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