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애 낳아야, 찬 물 안된다"는 시어머니…며느리 "이혼 할래"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시어머니의 지나친 건강 관리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시어머니와 일화로 최근 이혼을 결심한 A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시어머니 B씨는 A씨와 처음 인사할 때도 직접 보양식을 차려주거나, 찬물은 몸에 안 좋다며 컵을 낚아챌 만큼 음식에 예민한 성격이다.

시어머니가 과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건 상견례 날부터였다. 상견례 장소는 B씨가 직접 예약한 한정식 식당이었는데, B씨는 나물이나 생선 요리는 모두 A씨 앞으로 밀어놓고 튀김 요리는 멀리 두며 반찬을 재배치했다. 결혼 후에는 본격적으로 식단에 관여했다. B씨는 "여자는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항상 배가 따뜻해야 한다"며 차가운 음료수는 절대 못 마시게 했다.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케이크나 쿠키 등 간식도 먹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아들의 식단에는 전혀 간섭하지 않고 며느리인 A씨에게만 관여하며, 여자한테 좋은 한약과 영양제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저를 아기 낳는 사람으로만 여기시는 것만 같아 먹고 싶지 않더라"며 "반찬을 가져다주러 집에 들른 시어머니가 약이 줄어들지 않은 걸 보고는 앞으로 매달 약을 다 먹고 인증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셨다. 지금 이혼을 결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사연을 들은 이채원 변호사는 "시어머니가 아무리 건강관리를 해줬다고 해도 빈 영양제 통까지 인증하라고 하거나, 매번 식사 자리에서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게 한다면 며느리에게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일상이 혼인 생활 내내 지속될 것을 가정한다면 결국 혼인이 파탄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 이혼 청구가 인용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시어머니를 대상으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고부 갈등으로 혼인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면 시어머니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다만, 위자료는 시어머니의 행동이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 남편이 고부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면 두 사람 모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