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주행 차량 비바람에 넘어진 나무와 '쾅'…도공, 손배 책임

1·2심 "도로공사, 사고 예방 주의 의무 소홀"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비바람으로 나들목 주변의 나무가 넘어지면서 주행 중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면 도로 관리 주체인 한국도로공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2민사부(항소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모 보험사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도로공사는 보험사에 662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7월 15일 오전 4시 42분께 자가용을 몰고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유성 나들목을 지나다 거센 비바람으로 쓰러진 나무를 충격했다.

이 사고로 A씨가 다쳤고, 차량도 파손됐다.

보험사는 A씨에게 상해 보험금 260만 원과 차량 수리비 1114만 원을 지급했다.

보험사는 상법에 따라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했다며 도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도로의 안정성을 갖추지 않은 도로공사의 관리 부실을 인정했다.

다만 1심은 도로공사의 과실 비율을 70%로 봤으나 2심 재판부는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 사흘간 강풍과 비가 계속됐다. 도로 설치·관리자인 도로공사는 나들목 주변 나무가 도로 방향으로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차량 통행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게 예방할 관리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운전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도로공사가 순찰·보수 등 관리상 노력을 하는 점, 사고 발생 지점에 나무가 넘어진 것은 기상 변화에 따른 것으로 자연력이 기여한 점, 도로상의 모든 적치물을 즉각 수거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도로공사의 손해배상 책임 비율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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