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8천 관중···항저우 후유증 날린 개막 흥행, 팬들은 이제 명승부 기다린다

김은진 기자 2023. 10. 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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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웅(오른쪽)이 22일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남자 농구는 이달초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위에 머물렀다. 8강에서 탈락하면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해 항저우에서 체면을 구긴 위기의 구기종목 대열에 합류했다.

새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우려가 많았지만 그후 3주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주말 개막한 남자프로농구가 흥행 돌풍으로 출발했다.

지난 21일 개막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가 이틀간 6경기에서 3만437명의 관중을 맞이했다. 평균 5073명으로 2017~2018시즌(5105명) 이후 6년 만에 개막 주간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 부산 KCC가 있다. 22일 KCC가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을 치른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8780명이 입장했다. 개막 주에 펼쳐진 관중수로는, 2006년 10월 1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부산 KTF(현 수원 KT)의 경기(1만1848명) 이후 17년 만에 최다다. 개막 주간에 8000명 이상 입장한 것은 2011~2012시즌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창원 LG전 (8286명) 이후 12년 만으로, KCC의 8780명은 프로농구 출범 이래 개막 주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대규모 관중이다.

부산과 KCC의 만남이 만든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역대 개막 주간 8000명 이상 기록은 모두 잠실 아니면 사직에서 나왔다. 농구가 열리는 체육관은 대부분 4000~6000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구장 개조나 쾌적한 관람을 위해 현재는 인원 수용 규모를 줄인 구장이 많다. 사직체육관은 현재 10개 홈 구장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KCC가 올해 정한 매진 기준(8300명)도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그 이상 관중이 들어찼다.

부산은 농구 인기 도시다. 여러 팀이 연고지로 거쳐갔고 KT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수원으로 떠나면서 2년 동안 남자 농구 없는 겨울을 보냈다. 그런데 올시즌을 앞두고 KCC가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

KCC는 KBL 최고의 인기를 다투는 팀이다. 성적이 추락한 최근에도 인기는 큰 변함 없는데 최근에는 리그 인기 스타들을 차곡차곡 영입했다. 역대 올스타 최다 득표를 가장 많이 차지한 허웅이 지난 시즌 입단했고, 그 전에 그 기록을 갖고 있던 이상민이 올시즌에는 코치로 입성했다. 전국구스타 허웅을 맞이한 지난 해 구단 상품은 기록적인 속도로 팔려나갔고, 오랜 시간 떠나 있던 프랜차이즈 스타 이상민이 코치로 돌아온 이제는 과거 옛팬까지 끌어모을 태세다.

KCC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위를 했지만 통합우승은 놓쳤다. 다음 시즌엔 9위로 추락하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허웅·이승현 등 스타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올해는 최강 포워드 최준용까지 영입해 우승후보로 꼽힌다. 11월에 송교창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하는 KCC는 ‘슈퍼팀’이라 불리고 있다.

체육관 규모가 크지 않았던 전주에서도 KCC는 흥행 파워를 자랑했다. 특히 허웅이 입성한 뒤 지난 시즌 평균관중은 3062명으로 전체 구단 중 2위였다.

SK 김선형이 2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T전에서 수비를 피해 돌파하고 있다. KBL 제공



1위가 바로 서울 SK(3685명)였다. 2021~2022시즌 통합우승을 하고 지난 시즌도 챔피언결정전에서 KBL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치며 흥행몰이를 해온 주역이다. SK 역시 2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와 홈 개막전에서 매진(5202명)을 기록했다.

스타들이 있고, 좋은 경기가 있다면 팬들은 그곳으로 향한다. 최근 리그 흥행을 끌었던 팀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는 올시즌, 개막전에 보낸 관심으로 팬들은 명승부를 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아시안게임 이후 긴장했던 농구계도 일단 안도하고 있다. KBL 관계자는 “우려했지만 그래도 아시안게임과 별개로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이동하면서 경쟁 구도가 생겼고, 비시즌 동안 대학리그 인기가 폭발하면서 박무빈(현대모비스) 등 대졸 신인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 여러가지 흥행 호재가 더해지는 듯 보인다”고 기대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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