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윤관석이 말한 ‘돈 봉투 3개’는 이성만·임종성·허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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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돈 봉투' 의혹 사건 재판에서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을 향해 자신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거짓 인터뷰를 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세 분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 강래구·이성만·조택상 세 분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가 '밥값이 없다. 돈을 달라'고 징징거렸다고 해서 마음이 굉장히 많이 아팠다"면서 "한때는 동지라고 생각했는데 셋이 짠 듯이 제가 징징거려 어쩔 수 없이 돈을 마련해줬거나 전화를 피했다는 식으로 저한테 덤터기를 씌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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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법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서 윤관석 의원이 말한 '돈 봉투 3개'는 이성만, 임종성, 허종식 의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돈 봉투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직접 법정에서 돈 봉투를 수수한 의원에 대해 직접 증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는 오늘(23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가 된 강 전 회장과 무소속 윤관석 의원, 박 모 전 보좌관의 공판을 열고, 이 전 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돈 봉투 수수 의원 언급 "이성만, 임종성, 허종식"
검찰은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는 내용의 녹취록에 대해 물었습니다.
검찰이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 의원과 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냐?"고 묻자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인천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회의 나왔던 사람이 그 둘(이성만, 허종식)이니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1차 전달 현장에 없어 돈 봉투를 교부하지 못한 이용빈, 김남국, 윤재갑, 김승남 의원에게도 주는 게 맞는다는 취지냐고 묻자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구체적인 액수까지 확인한 건 아니지만, 검찰 조사에서 봉투 두께 테스트를 했을 때 확실히 100만 원은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전 부총장은 이튿날 박 전 보좌관에게 봉투 10개를 추가로 받은 것에 대해 "액수를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았지만, 봉투 두께는 (전날 것과) 같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근 "조택상·이성만 내게 덤터기…사과받고 싶어"
이 전 부총장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이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신에게 덤터기를 씌웠다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또 캠프 내 회의에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현금 살포를 결정하고, 윤관석 의원에게 돈 봉투 20개를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 강래구·이성만·조택상 세 분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가 '밥값이 없다. 돈을 달라'고 했다고 해 마음이 굉장히 많이 아팠다"면서 "한때는 동지라고 생각했는데 셋이 짠 듯이 제가 징징거려 어쩔 수 없이 돈을 마련해줬거나 전화를 피했다는 식으로 저한테 덤터기를 씌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 전 회장에게는 검찰 대질신문 당시 사과를 받았다면서 "기회가 있다면 이성만과 조택상에게도 녹취서를 보여주고 사과를 꼭 받고 싶다"며 "내 죄는 적게 하고 발뺌하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겠지만, 하루 아침에 표변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부총장이 언급한 통화 녹취서에는 2021년 3월 5일 강 전 회장이 캠프 관계자들의 활동비 마련 방안을 알려주면서 "○○이 형이 월요일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줘라' 얘기를 해 놓으십시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법정에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회장의 통화녹취서를 다수 제시하며, 강 전 회장이 송영길 전 대표 선거캠프의 실질적인 조직본부장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서에는 강 전 회장이 캠프 조직 구성과 활동을 지시한 정황이 담겼는데, 강 전 회장은 이 전 부총장에게 "아침마다 미션을 줘야지"라며 자신의 '아바타'라고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강 전 회장이 배후에서 조직 총괄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송 전 대표와도 사전에 논의가 됐다고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은 또 선거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현금을 주자고 가장 먼저 제안한 건 강 전 회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서울까지 오고 가는 교통비를 충당하는 정도의 의미였다"며 "활동비나 운영비라기보단 교통비나 식비, 찻값 정도"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검찰이 금품 살포 과정에서 송 전 대표의 관여 여부에 대해 거듭 묻자 재판부가 "이 사건과 송영길·이정근 사이에 있었던 일은 별건 사실이라 신문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 등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금 6,000만 원을 봉투 20개로 나눠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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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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