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道 의혹에 김동연 "소가 웃을 일…경제성 프레임 경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의 노선안이 용역사 주도로 틀어진 데 대해 "소가 웃을 일로, 의혹의 본질은 경제성이 아닌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 지사는 정의당 심상정(경기 고양갑) 의원의 '양평고속도로 의혹을 풀어줄 매듭'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심 의원은 사업 제안 14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이 단기간에 바뀐 데 대해 "발주처(국토교통부)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노선을 선정해서 제시하는 간 큰 용역사가 존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없다. 이런 표현까지 쓰는 게 어떨지 모르지만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용역사의 국정농단이라고 볼 수 있나"라는 심 의원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다음은 일부 사업목적 배제에 관한 의문이다. 양평고속도로 예타 보고서에 명시된 서울~춘천고속도로 정체 해소 목적 등과 관련해 '양평고속도로와 춘천고속도로'의 연결 가능성이 도외시 되는 게 타당하냐는 취지다.
심 의원은 "지난 12일 국토위 국감에 출석한 국토부 서기관은 단연코 상위계획에 (두 도로의) 연결 계획이 없다는 무모한 말을 했다"며 "장래 노선축과 연결 계획이 없는 지선이 존재할 수 있나"라고 김 지사의 의견을 구했다.
김 지사는 "존재할 수 없고, 그런 국토부의 입장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서기관이 자신의 권한으로 이미 상위계획에 포함돼 있고 또 예타 조사에 명시돼 있는 사업 목적을 이렇게 왜곡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고, 김 지사는 "실무자가 그런 정도로 얘기할 수 있는 권한과 배포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5월 발표된 양평고속도로 예타 보고서에는 사업목적으로 춘천고속도로 교통 체증 해소가 명시돼 있다. 또 예타 발표 후 넉 달 만에 10년 단위의 최상위 도로계획인 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이 고시되면서 기존 동서7축 지선이던 양평고속도로가 춘천(양양)고속도로로 이어지는 '동서9축'의 지선으로 바뀌었다. 도로법상 지선은 인근 도시, 항만, 산업단지 등을 '직접'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거나 교통물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이어 심 의원은 국토부가 사업 자료들을 공개하면서 과업수행계획서 일부 내용을 삭제 지시한 것과 노선 원안·변경안의 경제성(B/C) 분석에서 포천·양구 등이 제외된 점 등을 지적했다.
일부 공개자료 누락에 대해 김 지사는 "실무선에서는 지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고, 국토부와 용역사의 경제성 비교에 관해서는 "새롭게 분석된 경제성 내용을 따지고 들면 그 프레임에 말려들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노선 변경안을 낸) 용역사가 분석한 것 자체가 과연 맞느냐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든다"고 문제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의혹의 본질은 그것(경제성 차이)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심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장래 노선축 연결을 고려하면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의 경제성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용역사 측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국토부 경제성 분석에서 활용된 원자료(로우데이터, raw data)를 기반으로 한 도 차원의 자체 분석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새로운 경제성 분석에 대해 로우데이터가 있다면 저희가 분석을 하겠다"고 응했다.
다만 "이번 의혹을 향한 시선이 경제성 분석 문제로 쏠릴까봐 걱정"이라며 "이미 말했지만 본질은 '누가·왜·어떻게'에 대한 (합리적인) 답이 안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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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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