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 국감…육사 홍범도 흉상 철거 두고 여야 공방

야당, 홍 장군 흉상 철거 집중 거론…"尹 민생집중 주장 역행하는 것"
여당, 흉상 설치는 文 정부 졸속 추진 주장…軍 "대적관을 바로 잡는 일환"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23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선서 전 경례하고 있다. 사진=이태희 기자

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의 육군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와 관련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다.

국방위는 이날 충남 계룡시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육사 등 10개 직할부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권영호 육사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념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는 게 민생 문제인가"라며 말문을 열었다.

권 교장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그러니까 멈춰야 한다. 흉상 철거와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63.7%인데, 대통령 지시에 따라 흉상 철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장군 흉상의 독립기념관 이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은 "홍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 수장고로 이전하는 건 적절치 않으며, 독립기념관장이 부정적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며 "보훈부조차 흉상을 육사에 두는 게 적절하다고 했는데, 흉상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어 "흉상 설치 당시 TF 요원들이 모여 제작에 들어갔고 역사학계의 검증까지 받았는데, 그분들은 부당한 명령을 적극 수행한 정치군인인가"라며 "1대부터 11대 육군참모총장이 모두 일본·만주군 출신이다. 육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이들을 전부 청산하고 부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전 정부를 비난했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홍 장군 흉상은 지난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육사 임관식 참석에 맞춰 졸속 추진됐다"며 "문 전 대통령은 박정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졸업한 육사를 혐오한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들었는데, 이 논쟁은 문 정부가 촉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육사가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교육만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육군에서도 이념 논쟁에 피 흘리지 않도록 주의 의식 갖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