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딸 학폭 피해자, 각막도 훼손…대통령실 폭로 전 대책 짰을 것”
“피해자, 눈 너무 붓고 안압 올라 일주일 동안 검사도 못 받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가해 행위와 후속 대응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피해자는 김 전 비서관 딸의 폭행으로 각막이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석연치 않은 사건 처리 과정을 두고 '외압'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정감사 폭로 전 이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의혹 제기 당일 '사표 수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실에서 제가 (국감을 통해) 폭로하기 전 (김 전 비서관 자녀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사표를 수리하면 공직자가 아니니 감찰 대상이 아닌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보기 드물게 너무 신속히 꼬리자르기 하는 것을 보고 더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 의원은 "교육청에서 (김 전 비서관 자녀 학폭 관련) 자료를 받았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측에도 '국정감사용 자료를 제출했다'고 교육청이 양쪽 부모에 전달했다"며 "(가해자 부모인) 김 전 비서관 측도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대통령실에서) 대책을 짰을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공직기강 차원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하게 되면 더 큰 비위나 어떤 사건이 나올 수 있으니 더 이상 심각한 일이 확산되지 않도록 (사표 수리로) 차단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치 9주' 진단을 받은 피해 학생은 각막이 훼손되고 정형외과 등 여러 병원을 다녀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피해자가) 눈 부상만 전치 6주가 나왔고 각막이 훼손될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주먹으로 눈을 때린 것 같다"며 "눈이 너무 붓고 안압이 올라 일주일 동안 정확한 검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머리와 얼굴, 코·팔 등에 타박상(을 입었고) 정형외과, 피부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한다"며 "손으로만 때린 게 아니라 우산으로도 때리고 리코더로도 사정없이 때렸기 때문에 상상치도 못할 9주 부상이 나온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간 세 번 폭행했는데 '지속성' 1점"
김 전 비서관 딸이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지난 7월17일 방과 후 수업 전과 후를 비롯해 한 차례 더 있었으며, 총 세 번에 걸친 폭력 행위에도 '학급 교체' 처분에 그친 점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두 달 만에 열린 것도 문제라고 보고, 3학년 가해자가 3학년 1반에서 2반으로 학급 교체가 된들 2학년 피해자에게 과연 어떤 도움이 됐겠느냐라는 의구심도 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학폭위에서 가해 학생의 처분 수위를 결정하는 평가항목 중 '지속성' 부문이 1점에 그친 점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 세 번의 지속적 폭행이 있었는데도 '지속성'을 1점 줬다는 건데, 화해와 사과가 전혀 없었고 일주일 동안 세 번의 폭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지속성 1점은 객관적으로 봐도 정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김 전 비서관의 딸은 학폭위에서 가해 행위와 관련해 15점을 받아 강제전학 처분을 면했다. 학폭위 처분은 고의성, 심각성, 지속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 5개 지표를 평가하며 지표당 0~4점을 매긴다. 평가 지표 총점 20점에서 16점 이상을 받으면 강제전학 대상이 되는데 김 전 비서관 딸은 1점 차로 이 처분을 면했다.
"사건 터지자마자 尹대통령 사진 프로필로"
때문에 야당에서는 '외압'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전 비서관 아내가 교장으로부터 출석정지 조치를 당한 지난 7월19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교체한 배경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김승희 의전비서관 가족들이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한 것을 아직 밝혀내지는 못했다"면서도 "딱 한 장의 프로필 사진으로 이 사건은 권력형 사건이 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사회지도층들이 이런 사건에 휘말리면 자기 흔적을 다 없애는데 이 (가해자) 어머니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자기 남편과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를 과시하는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학교 측과 학부모들에게 상당히 위압감을 주지 않았나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체한 프로필) 사진으로도 (학폭 사건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고 실제로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 부인은 사건 발생 후 담임교사를 통해 자신의 연락처를 피해 학생 부모에 건넨 뒤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가해 행위를 '사랑의 매'라고 기술하는 등 부적절한 해명으로 일관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기 딸은 어떤 일을 벌려놓고 직접 수습하는 성격인데, 아무래도 그 후배가 언니에게 잘못한 부분을 직접 가르쳐주기 위해서 폭행을 가한 것이기 때문에 함축적으로 사랑의 매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기술했다"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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