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삼성화재, 충격 3연패 현대캐피탈··· 극과 극으로 출발하는 양대 배구 명가
삼성화재의 돌풍도, 현대캐피탈의 추락도 임팩트가 강렬하다. 한국 배구 최대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시즌 출발이 극과 극으로 향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7-25 25-21 25-17)으로 잡았다. 삼성화재가 V리그 시즌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이긴 건 2021년 1월 30일 이후 629일 만이다. 지난 시즌엔 6라운드 동안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6전 전패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1라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배의식을 빠르게 걷어내지 못하면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1라운드 마지막 6번째 경기에서야 시즌 첫 승을 거뒀던 삼성화재가 올 시즌은 개막 3경기 만에 벌써 2승을 올렸다. 지난 19일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꺾었고, 그 대항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현대캐피탈을 잡았다. ‘초반 반짝’이라고 넘기기엔 상대들의 이름이 가볍지 않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인 1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기대만큼 활약 중이다. 개막 3경기에서 공격 효율 41.35%로 77득점을 올려 전체 득점 1위다.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29점을 올렸다. 지난해 군 제대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세터 노재욱도 원래 기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잇따라 선발 출장해 깔끔한 토스로 팀 공격을 조율했다.
현대캐피탈은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그리고 삼성화재까지 3경기 동안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의 개막 3연패는 V리그 출범 후 처음이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초호화 라인업을 꾸리고도 무기력한 경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던 ‘오·광·봉’ 트리오의 붕괴가 뼈아프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 까메호가 튀르키예로 떠났고, 전광인은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 4월 연봉 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허수봉은 개막 3경기 동안 미들블로커와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까지 포지션을 옮겨가며 경기를 뛰고 있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3경기 평균 29득점으로 1경기 10점이 채 되지 않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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