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세상의 어둠을 꿀꺽 삼킨 시각장애 유튜버 ‘원샷한솔’
[인터뷰] 유튜버 김한솔씨(30) “장애에도 잘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시사저널=정윤경·이해람 인턴기자)
뉴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전통 미디어의 외면을 받아온 장애인들이 주인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운영하는 1급 시각장애인 김한솔씨도 그중 한 명이다. 김씨는 10년 전 통증 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인 '레버씨시신경위축증'으로 양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마냥 불쌍한 존재로 그려지는 편견에 맞서고자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라면을 끓여 먹고 버스를 타고, 연애를 하는지 등 지극히 평범한 모습에 67만여 명이 채널 구독 버튼을 눌렀다. 시각장애인을 향한 낡은 시각에 도전하고 있다는 김한솔씨를 10월13일 인터뷰했다.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장애를 가졌지만 각자만의 방법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눈이 안 보이는 삶이니까 맨날 울고 누워있고 우울해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려고 했다. 사실 장애가 없어도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조금씩 다 다르지 않나."
채널명 '원샷'의 의미는 무엇인가.
"세상의 어둠을 꿀꺽 삼키겠다는 의미다. 내가 생각하는 어둠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사회다. 그걸 삼켜내고 모두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유로움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짓게 됐다."
《우리들의 블루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장애인을 다룬 드라마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미디어가 장애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은데.
"두 드라마 모두 장편인 데다 인기 있는 시간대에 편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장애인 소재의 드라마가 나와도 '언제 이런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데 두 드라마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 않았나. 특히 《우리들의 블루스》는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배우로 참여했다는 게 가장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두 편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장애인들이 나오길 바란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나.
"과거 '맥도날드'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영상을 찍었다. 키오스크는 장애인들에게 엄청난 장벽이다. 영상이 나간 후 내년 1분기까지 모든 맥도날드에 '말하는 키오스크'가 생기게 됐다.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다. SKT에서도 인공지능을 개발해 시각장애인이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것이 순식간에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유튜버로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을 알렸을 뿐인데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셨기 때문에 사회도 함께 바뀌는 것 같다."
인간 김한솔의 목표는 무엇인가.
"훗날 복지재단이나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 돈이나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어떤 삶을 살아야 모두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했는데, 모든 사람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정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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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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