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에 회동 역제안하며 “내각 총사퇴” 공세

■ 35일만에 당무 복귀
“윤, 국정기조 전면 쇄신해야”
정권심판 띄우며 총선체제 전환
“체포안 과정 더 왈가왈부 않길”
당 향해선 단결·단합 메시지

활짝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홍익표(오른쪽) 원내대표와 정청래(왼쪽) 최고위원과 함께 참석해 웃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식 후유증으로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해 내놓은 첫 일성으로 ‘정권 심판론’을 띄우면서 사실상 총선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는 당무 복귀 하루 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거절하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정 3자 회동’을 역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정부·여당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인해서 국민의 삶, 또 이 나라 경제가, 우리나라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내각 총사퇴는)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선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 같은 이런 전 세계가 비웃을 무지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부 발표에 알맹이가 빠졌다”며 “정원을 몇 명으로 확충하겠다는 얘기가 지금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에는 단결과 단합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의 어깨가 무겁다”면서 “정부의 폭압으로 인해서 대민 시스템이 붕괴되고 과거로 퇴행하는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극성 팬덤으로 인한 당내 민주주의의 약화, 그로 인한 사당화 심화, 또 방탄 정당의 이미지 등 당내 문제점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게 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정 3자 회동’을 역제안해 주목된다. 이와 관련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직접 최근 민생, 정치 복원을 위해 나설 때라고 보는 게 민주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성훈·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