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조건부 승인'

세종=유선일 기자 2023. 10.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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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미국 SW(소프트웨어) 기업 'VM웨어'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최근 EU 경쟁당국은 브로드컴-VM웨어 기업결합을 심사해 △호환성 보장을 위한 협력 △FC HBA 사업부와 서버 가상화 SW 사업부 간 인적 분리 등을 조건으로 승인했는데 공정위도 유사한 시정조치를 부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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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2023.10.16.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미국 SW(소프트웨어) 기업 'VM웨어'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이 VM웨어의 주식 전부(610억달러, 한화 약 80조원)를 취득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심사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통신용 반도체를 제조·판매하는 브로드컴은 지난해 5월 VM웨어 인수 계약 후 한국을 포함한 미국·EU(유럽연합)·중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VM웨어는 서버 가상화 SW 분야 세계 1위 사업자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 때 브로드컴의 세계 시장 점유율(2022년 기준 64.5%)이 높은 'FC HBA' 시장을 중점 점검했다. FC HBA는 서버와 스토리지네트워크(SAN) 간 연결을 지원하는 부품(어댑터)이다.

공정위는 VM웨어의 서버 가상화 SW인 'v스피어(vSphere)'가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통하며 이 SW와의 호환성이 FC HBA 등 부품 판매에 있어 필수조건인 점에 주목했다. 브로드컴에 인수된 VM웨어가 이런 점을 이용해 브로드컴의 경쟁사 부품에 대해 호환성 인증을 지연·방해하거나 신규 사업자의 호환성 인증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FC HBA 시장에서 브로드컴의 유일한 경쟁사인 '마벨'이 시장에서 배제되고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브로드컴이 FC HBA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FC HBA 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구매자 선택권 제한, 품질 저하, 혁신 저해 등 폐해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브로드컴에 향후 10년간 경쟁사 및 신규 사업자를 대상으로 호환성을 보장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경쟁사 등에 대한 호환성 수준을 현재 수준보다 저하 금지 △경쟁사 등에 대한 호환성 수준을 브로드컴 수준보다 저하 금지 △경쟁사 등의 요청이 있는 경우 브로드컴 FC HBA 드라이버 소스코드·라이선스 제공 등을 명령했다.

최근 EU 경쟁당국은 브로드컴-VM웨어 기업결합을 심사해 △호환성 보장을 위한 협력 △FC HBA 사업부와 서버 가상화 SW 사업부 간 인적 분리 등을 조건으로 승인했는데 공정위도 유사한 시정조치를 부과한 것이다.

한편 브로드컴-VM웨어 기업결합 관련 미국·영국·캐나다 등은 '무조건부 승인'을 EU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중국은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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