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중동 순방] 빈 살만 회담서 '오일머니' 21조 추가 유치
'원유공동비축계약'…공급망 위기 때 우선 구매
尹 "사우디, 국제에너지 시장서 리더십 발휘 기대"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약 156억 달러(약 21조원)의 '오일 머니'를 추가 유치할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의 지난해 11월 방한 계기에 체결한 290억 달러(약 40조원)와는 별개의 성과다. 이에 따라 현 정부 들어 사우디와의 투자 협약 및 MOU 규모는 총 61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2일(현지시각) 현지 브리핑을 통해,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리야드 야마마 궁전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사우디의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0'에 한국이 중점 협력 국가로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 후 약 11개월 만에 개최된 것으로, 당시 합의한 사항의 후속 조치와 그간의 협력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11개월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지난해 체결한 290억 달러 규모 계약과 MOU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구체화했다.
최 수석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290억 달러 중 약 60% 이상이 구체적 사업으로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부펀드가 45억달러(6조원) 규모의 '네옴 옥사곤 모듈러 시장 공장' 투자에 대한 공동사업 협약을 맺었다. 한국전력도 7억달러에 달하는 사파니야 열병합 사업 입찰 참여를 위해 사우디 파트너사와 MOU를 체결했다. 우리나라 산업용 밸브 제조사인 비엠티도 사우디 현지 기업과 2200만 달러 규모 사업의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에너지, 건설 인프라, 중소기업·벤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며, 특히 "포스트 오일 시대에 사우디의 산업 발전을 이루기 위한 최적 파트너가 우리나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네옴, 키디야, 홍해 등 모하메드 왕세자가 추진 중인 메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네옴'은 홍해 인근 지역에 개발되고 있는 미래형 주거특구다. '키디야'는 리야드 인근에 조성 중인 엔터테인먼트 시티 프로젝트, '홍해 프로젝트'는 홍해상에 있는 90개가 넘는 근해 섬과 해변을 휴양과 레저 지역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번 윤 대통령 국빈 방문 과정에서 한국 석유공사-사우디 아람코 간 원유공동비축계약도 체결됐다. 사우디 원유 530만 배럴을 울산 한국석유공사 저장기지에 비축하고, 원유 공급망 위기 때 한국이 이를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유 등 에너지 공급망 논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현안이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국제 원유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국가이자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시장안정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두 정상 임석 하에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MOU', '수소 오아시스 이니셔티브', '통계 분야 협력 이행 프로그램',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 MOU' 협정 1건과 4건의 MOU 4건에 대한 서명도 이뤄졌다.
최 수석은 '수소 오아시스 이니셔티브'에 대해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을 목표로 하는 사우디와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기반 산업에서 최 선도국인 대한민국은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외에도 이번 순방 기간 동안에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등을 통해 총 60여개의 협정이나 MOU 문건이 체결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중동지역 전쟁 와중에도 윤 대통령은 이곳을 찾았다"면서 "제2의 중동특수를 일으켜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익 외교에 매진하는 '일하는 대통령'의 행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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