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편파적” 이스라엘 前총리 생방송 맹비난, 이후 벌어진 일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가 22일(현지시각)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BBC는 가자지구 편을 든다"며 앵커와 논쟁을 벌였다. /BBC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앵커와 논쟁을 벌였다. BBC가 편파적으로 하마스 편을 든다는 이유였다. 두 사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던 때, 논쟁은 갑자기 중단됐다. 베넷 전 총리가 말하는 와중에 갑자기 중계가 끊겼기 때문이다. BBC는 “기술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22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베넷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뉴스 진행자 빅토리아 더비셔를 향해 “당신의 모든 질문은 오직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시민들에 관한 것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BBC가 가자지구의 편을 든다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베넷 전 총리의 말을 끊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정치인과 인터뷰했을 때는 이스라엘 민간인이 학살된 사건에 관해 물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베넷 전 총리는 “당신은 이 인터뷰를 시작할 때부터 하마스가 살해한 이스라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당신은 오직 한쪽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게 BBC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BBC는 도덕적 명확성이 부족하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베넷 전 총리가 BBC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다. /BBC

베넷 전 총리가 흥분해서 BBC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던 순간, 갑자기 화면에는 ‘BBC’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진행자는 “죄송하다. 왜 마지막에 신호가 끊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후 BBC는 기술적인 문제로 생중계가 끊겼다고 설명했다.

베넷 전 총리가 BBC를 향해 편파적이라고 주장한 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보도하는 BBC의 논조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벌어진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고 초기 BBC는 이스라엘의 폭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하마스의 오발 사고 가능성이 부각되자 BBC는 “기자가 직접적으로 이스라엘이 폭격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이스라엘에 폭발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한 건 잘못됐다”는 입장을 내놔 이스라엘 내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이스라엘은 또 영국 정부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인정했음에도 BBC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지 않고 ‘무장단체’라고 부르는 점, 무고한 시민에 대한 학살을 ‘군사적 공격’이라고 표현한 점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베넷 전 총리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BBC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BBC가 하마스 야만인들을 ‘무장세력’이라고 부르고, 하마스의 편을 든다는 사실을 BBC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런던이 멀다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들의 도덕적 약점 때문에 이 괴물들(하마스)이 당신을 공격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그들이 당신을 찾아올 때 놀라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