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동안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적 없어"…KBO 우승반지 낀 '역수출 신화' WS 우승반지 향한 운명, 그에게 달렸다

김건호 기자 2023. 10. 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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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한국에 있는 동안 단 하루도 이곳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010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51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받았다. 하지만 그의 빅리그 데뷔라는 꿈은 탬파베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만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2015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한다.

탬파베이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23일(한국시각) "당시 26세였던 켈리는 탬파베이가 자신을 40인 로스터에 추가할지, 아니면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될지 여부를 기다렸다. 둘 다 일어나지 않았을 때 그는 한국 팀과 거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켈리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첫 시즌 30경기(29선발) 11승 10패 181이닝 139탈삼진 평균자책점 3.13이라는 성적을 남긴 뒤 2016시즌 31경기 9승 8패 200⅓이닝 152탈삼진 평균자책점 3.68을 마크했다.

켈리는 "내 원래 계획은 탬파베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1~2년 동안 그곳으로 가는 것이었다"며 "탬파베이에서 빅리그로 갈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SK에서 두 시즌을 마친 켈리는 계속해서 SK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2017시즌 30경기 16승 7패 190이닝 189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으며 2018시즌에는 28경기 12승 7패 158⅓이닝 161탈삼진 평균자책점 4.06로 SK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꺾고 올라간 뒤 한국시리즈에서의 호투가 빛났다. 3차전에 선발 출전해 7이닝 2실점(비자책)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 투수가 됐다. 6차전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와 5⅓이닝 3실점(3자책)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고 팀은 최정과 한유섬의 홈런포로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우승 반지를 낀 켈리는 다시 빅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지키며 꾸준하게 활약한 켈리는 올 시즌에도 선발진 한자리를 차지했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켈리는 올 시즌 30경기 12승 8패 177⅔이닝 187탈삼진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시즌이며,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5경기 31⅓이닝 평균자책점 2.59)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애리조나는 정규 시즌 84승 78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켈리의 빅리그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애리조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연승,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3연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필라델피아와의 맞대결에서 첫 2경기를 내줬지만, 홈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잡으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5차전에서 다시 패하며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는 24일 필라델피아와의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선발은 켈리다. 켈리는 포스트시즌 2경기에 등판했다.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나와 6⅓이닝 동안 실점 없이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는 5⅔이닝 4실점(4자책) 3피안타(3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으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됐다. 켈리에게는 설욕의 시간이다.

마이크 헤이젠 단장은 "켈리는 선발로테이션이 흔들리는 상황에도 일관성이 있었다"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그는 모든 면에서 잭 갤런만큼 훌륭했다. 두 사람이 함께 우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MLB.com'은 "이곳은 항상 그가 갈 것이라고 믿었던 그 길이다"라고 했다. 켈리는 "한국에 있는 동안 단 하루도 이곳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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