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DNA로 잡힌 성폭행범 징역10년형 추가선고

진주연쇄살인범 추가범행 확인
검찰, 장기미제 사건 11명 기소

2000년대 초 여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은 ‘진주 연쇄 살인범’ A 씨가 DNA 분석으로 추가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발견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성폭력 장기 미제 사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1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지난 18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00년 경기 오산시에서 피해자를 위협해 돈을 빼앗고, 성폭행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연쇄살인 혐의로 붙잡힌 뒤 이 범죄는 자백하지 않았으나, 검찰이 현장에서 나온 DNA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수사기관은 흉기에 남은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연쇄 아동 성폭행범 김근식의 15년 전 추가 범행을 DNA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해 출소 직전 추가 구속 기소한 것을 계기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은 이후 범인의 DNA가 남겨진 성폭력 장기 미제 사건을 경찰과 협업해 10∼23년 전 사건 11명의 추가 범죄를 밝혀냈다. 이 중 9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2명은 1심 진행 중이다.

검·경은 2010년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다른 사건으로 검거된 범인들의 DNA와 대조·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미제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고 있다. 2019년 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 이춘재도 DNA 분석 기법을 통해 범죄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적극적인 과학수사로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죄에 상응하는 형사 처벌을 받게 함으로써 국민의 안전 보장과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