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동 무기수출 10년새 10배로… 수입처 다변화·성능인정 덕

UAE, 천궁·현무 6조원대 수입
이집트, K9 등 2조원 규모 계약

중동 지역에 우리 무기 수출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동 무기 수출은 중동 무기시장의 ‘큰손’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수출 다변화 등에 힘입어 지난 2013년에 비해 10배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무기는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납품속도가 빨라 K-방산의 중동 수출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UAE는 지난해 1월 약 4조 원 규모의 국산 중거리지대공 유도무기(M-SAM Ⅱ) ‘천궁-Ⅱ’를 수입했으며, 약 2조 원대 규모 차륜형 다연장로켓 ‘천무’도 수입했다. 지난 2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UAE군의 천궁-Ⅱ 운용 부대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천궁-Ⅱ 레이더 UAE 수출형을 개발했다.

기존 관례에 비춰 UAE의 형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올 연말까지 UAE 수입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천궁-Ⅱ, 천무 등을 수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업계 주변에 나돌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월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2조 원 규모의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UAE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 중인 국산전투기 KF-21의 분담금 납부가 계속 지연될 경우 연체 분담금을 UAE가 대신 납부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UAE는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을 계기로 KAI가 개발 중인 다목적수송기 ‘MC-X’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무기 수출 증가의 배경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 안보 불안 대두도 꼽힌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