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작 온상 된 저질 조사 퇴출할 立法도 시급하다[사설]

2023. 10. 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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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빙자한 여론조작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특히 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을 이용한 저비용 조사가 횡행하면서, 제대로 된 여론조사가 오히려 밀려나는 '그레셤 법칙'까지 현실화했다.

특히 ARS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전화 조사도 조사원이 직접 진행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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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빙자한 여론조작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특히 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을 이용한 저비용 조사가 횡행하면서, 제대로 된 여론조사가 오히려 밀려나는 ‘그레셤 법칙’까지 현실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여론조사 업체 34곳이 회원인 한국조사협회(KORA)가 22일 ‘정치·선거 전화 여론조사 기준’을 발표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우선, 기준의 내용은 당연한 원칙의 재확인이지만, 현재 풍토를 고려할 때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ARS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전화 조사도 조사원이 직접 진행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결정이다. ARS 조사는 응답률이 낮고 정치 고관여 층에 집중됨으로써 현실을 왜곡한다. 국민의 조사 협조 의사를 떨어뜨리고, 냉소적으로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 응답률과 관련, 가상번호 방식은 10%, 임의 걸기(RDD) 조사는 7% 미만일 경우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 최소 응답률 7%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의 여론조사 최소 공표 기준 5%보다 높다. 여론조사 질문 문항도 응답자 피로도를 고려해 13개 이하로 할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런 기본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ARS로 조사하는 영세한 업체가 더 많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7월에도 KORA는 ARS 조사 반대 등을 선언했고, 한국통계학회와 한국조사연구학회도 같은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따라서 저질 여론조사를 퇴출하기 위한 입법(立法)이 시급하다. 다음으로, 언론의 협력도 절실하다.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조사는 보도하지 않는 등 보도 준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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