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 향상 가장 필요한 건?… 문화유산 지키는 일”

박세희 기자 2023. 10. 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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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력(國力)과 달리, 국격(國格)은 하루아침에 높아지지 않습니다. 국격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일이 바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지요."

국민의 기부금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김종규(84·사진) 이사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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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유산국민신탁 창립 16주년 회원의 날 행사 김종규 이사장
“국력 IT산업으로 높일수있지만
국격은 하루아침에 안 높아져
‘이상의 집 재개관’ 가장 뿌듯
‘문화재지킴이 10만양성’목표”

“국력(國力)과 달리, 국격(國格)은 하루아침에 높아지지 않습니다. 국격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일이 바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지요.”

국민의 기부금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김종규(84·사진) 이사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창립된 지 16년이 되는 해로, 창립 당시 300명 남짓이던 회원 수는 16년 만에 1만6000명으로 늘었다. 이날 덕수궁에선 회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회원의 날’ 행사가 열린다.

김 이사장은 “300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가 1만6000명을 넘어 2만 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0만 명까지 회원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십수 년 전부터 주창해온 ‘문화재지킴이 10만 양병설’이다.

그는 문화유산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관해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우리가 정보기술(IT) 산업을 키우는 등의 노력을 통해 국력은 높일 수 있어요. 하지만 국격은 다르지요. 국격은 인격과 같아요. 인격이 하루아침에 높아질 수 없는 것처럼 국격도 하루아침에 높아질 수 없습니다. 이를 돕는 게 바로 문화유산이지요.”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신탁이 해온 뜻깊은 일 중 하나로, 시인 이상(1910∼1937)이 살았던 서울 종로구 통인동 옛집을 매입해 ‘이상의 집’으로 재개관한 일을 꼽았다. 그는 “‘이상의 집’을 찾는 시민 수가 매일 100명 이상이다. 자칫 사라질 뻔했던 시인의 옛집을 지켜내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신탁은 이 외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전남 보성 ‘보성여관’과 경주지역 교육 및 문화재 복원에 힘썼던 고청 윤경렬(1916∼1999)의 옛집,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고 항일운동을 했던 서민호(1903∼1974) 선생의 유택 전남 고흥 죽산재 등을 보전·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신탁 회원들은 매달 1만 원의 회비를 내는데, 김 이사장은 “만 원 이상으로는 절대 올리지 않는다는 게 나의 철칙”이라고 했다.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오랫동안 회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은 문화민족”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수에 비해 가장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가진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석굴암과 종묘 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아주 뜻깊은 일이지요. 자칫 잘못하면 사라질 수 있는 문화유산이 전국에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을 지켜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요.”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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