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70대 노인 차로 들이받은 40대, 징역 20년 확정

고령의 노인을 일부러 승용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한 40대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보험사기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9월 전북 군산시 한 도로에서 SM7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길을 걷던 70대 여성을 시속 42km의 속도로 들이받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사고로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형사 합의금, 변호사 선임 비용 등 1억7600만원을 받았다.

대법원 전경. /뉴스1

A씨는 2020년 5월에도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1360여만원의 보험금을 취득했다. 또 A씨는 여러 보험 상품에 중복으로 가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고의 사고를 냈다고 보고 A씨를 기소했다. 반면 A씨는 재판에서 ‘앞을 잘 보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고의성을 가지고 사고를 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사고 직전 계속 가속했고 차를 멈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걷던 방향으로 자동차의 진행 방향이 꺾였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고액의 보험금을 수령할 욕심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의 정도가 중대해질 가능성이 높고,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아 유족들과 쉽게 합의에 이를 것이 기대되는 고령인 B씨를 골라 범행을 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도 “여러 사정을 살펴봐도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