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하마스 편 든다"…이스라엘 전 총리, 생방송 중 앵커와 다퉈

서영지 기자 2023. 10. 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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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 앵커 빅토리아 더비셔가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엑스 캡처〉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가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 도중 "하마스 편을 들어주고 있다"며 앵커와 말싸움을 벌였습니다.

베넷 전 총리는 현지시간 22일 BBC 앵커 빅토리아 더비셔가 진행하는 아침 정치 프로그램에서 화상 인터뷰로 출연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아슬아슬하게 논쟁을 이어가던 끝에 수위가 높아지자 인터뷰가 중단됐다고 더 내셔널 등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앵커는 먼저 제네바 협약을 인용하며 "분쟁 당사자들은 그들의 작전을 적국의 군사 자원을 파괴하거나 약화하는 것에 제한하고,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베넷 전 총리는 앵커가 질문을 이어가려는 것을 자르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며, 우리가 타격 전에 민간인 대피를 허용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마스는) 아기들을 도살하고, 산 채로 불태우고, 임신한 엄마에게서 아기를 끌어낸 후 그들을 참수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외람되지만 제네바 협약은 모든 국가에 '당신은 당신 자신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전 총리는 BBC도 비판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이슬라믹 지하드가 가자지구 병원에 로켓을 발사해 폭격을 당했다"며 "BBC는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보도했지만, 우리가 한 일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 병원의 폭발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가 발사한 로켓이 오발 된 결과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이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러나 BBC는 "아직 폭발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영상에 포착된 하늘의 섬광과 폭발 양상으로 볼 때 병원에 떨어진 것은 고장 난 로켓일 수 있으며, 이스라엘군의 전형적인 공격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넷 전 총리는 앵커에게 "당신이 하는 모든 질문이 오직 가자지구 시민에 관한 것"이라며 "BBC가 가자지구의 편을 들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앵커가 여러 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베넷 전 총리는 지난 7일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이스라엘 가족들을 언급하며 "당신은 이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부터 그 아이들에 대해 한 번도 질문하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가 다시 가자지구로 납치된 인질 문제로 화제를 돌리려 했지만, 베넷 전 총리는 "이것이 BBC의 방식"이라며 "BBC는 도덕적 명확성이 부족하다. 지난 한 주 동안 당신들이 한 직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분노를 참지 않았습니다.

앵커는 "당신과 인터뷰하기 전에 팔레스타인 정치 원로와 인터뷰했고, 그에게는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관해 물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긴장감이 높아가던 인터뷰는 검은 화면으로 바뀌며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한편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오는 25일 보수당 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소환돼 보도 편향성에 대해 질의를 받은 예정입니다.

인터뷰 막바지에 갑자기 해당 화면으로 넘긴 BBC. 〈사진=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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