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눈 뜬 채 기절한 시민…하굣길 중학생들이 구해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울산시 동구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하굣길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오는 등 빠른 대처가 빛났다.

왼쪽부터 울산 일산중학교 2학년 허승빈, 김도연 학생과 김명지 교사. (사진=뉴시스)

23일 울산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일산중학교 2학년 허승빈, 김도연 학생은 중간고사를 치르고 하교하던 중 도로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남성을 목격했다.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자 허승빈 학생은 바로 119에 신고해 상황을 알렸다. 김도연 학생은 근처 대송동 행정복지센터로 달려가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왔다.

당시 쓰러진 남성은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눈을 뜬 채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자가 호흡 없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마침 일산중학교 김명지 교사가 이 상황을 발견해 학생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3분여 뒤 호흡이 돌아왔고, 학생들은 침착하게 119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20분가량 남성 곁에 머물며 상태를 살폈다. 구토물이 코와 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하고 뒤로 넘어지면서 다친 머리 상처의 피를 지혈하는 등 대처를 했다. 이후 남성은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상태로 119에 인계됐다.

한민수 일산중학교 교장은 “학교는 매년 학생과 교직원에게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겁을 먹지 않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착하게 행동한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준혁 (leej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