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4대 밀려있는데···“네가 빼” 외길서 대치하다 차 두고 가버린 부부

[서울경제]

공사 중인 외길에서 차량 한 대만 다닐 수 있는 외길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급기야 차를 그대로 두고 떠나버린 부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뒤로 빼달라 했더니 막무가내로 못 뺀다 하고 그대로 내려 가버린 부부'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지난 1일 오후 1시께 부산시 기장군의 한 비포장도로에서 찍혔다. 이 도로는 외길로 마주 오는 차들은 서로 양보해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았다.

제보자 A씨는 이 길을 지나던 중 길이 꺾이기 직전 차량 한 대와 마주쳤다. A씨 뒤에는 이미 두 대가 뒤따라오고 있었기에 양보해 달란 뜻에서 "뒤에 차가 두 대 있다"고 외쳤다.

하지만 상대 차주는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며 되레 비키라는 듯한 손짓만 했다. 이에 A씨는 차에서 내려 상대 차 뒤에도 다른 차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어떤 차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다시 상대 차주에게 "제 뒤로 차가 밀렸으니 먼저 조금만 빼달라"고 한다. 그런데도 상대 차주는 요지부동이었다. 이 사이 A씨 차 뒤로는 차 2대가 더 추가돼 총 4대가 밀려 있었다.

그런데 서로 움직이지 않던 상황에서 상대 차량의 문이 열렸다. 이내 운전자와 동승자인 여성이 차에서 내렸고 이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차를 그대로 두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부부가 사라지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전화해 "공사 중인 좁은 도로가 있는데 차 못 빼겠다면서 차를 여기에 세워두고 가 버렸다"며 "일반교통 방해죄로 신고해야겠다. 빨리 출동해서 과태료랑 딱지 좀 끊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뒤에서 기다리던 다른 차주들은 답답한 마음에 모두 내려 상황을 확인했다. 결국 이들은 모두 후진해서 차를 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상대 차는 106m 후진해야 차 두 대가 교행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뒤로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며 "제 쪽은 70m 뒤로 가면 공간이 있었지만 차량 4대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기분 나쁘다고 저렇게 차를 세우고 가면 일반교통방해죄 처벌받는다. 처벌이 상당히 무겁다"며 "지금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차가 양보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상식선에서 서로 양보했으면 좋을 뻔했다"고 아쉬워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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