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하려면, 센터 내 더 더워야

문세영 기자 2023. 10.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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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해 흔히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온도 지침'이 제안됐다.

데이터센터 내 온도를 41℃로 유지하면 냉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다.

홍콩 폴리테크닉대는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41℃로 유지하면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냉각 비용을 최대 56%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8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물리 과학'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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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폴리테크닉대
마이크로소프트 빙 맵스의 데이터 센터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가동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해 흔히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온도 지침’이 제안됐다. 데이터센터 내 온도를 41℃로 유지하면 냉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다.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고 통합 관리하기 위해 서버 컴퓨터들을 설치·운영하는 시설이다. 컴퓨터의 정보 처리 과정에서 방출되는 열기로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냉각 시스템을 운영한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도록 항온·항습 장치를 운영한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30%를 냉각 시스템이 소비한다.  

홍콩 폴리테크닉대는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41℃로 유지하면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냉각 비용을 최대 56%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8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물리 과학’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왕성웨이 홍콩 폴리테크닉대 석좌교수는 “냉각 시스템은 데이터 센터 에너지 소비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며 “센터 냉각을 위한 방법을 찾기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센터가 정상 작동하도록 서버를 재설계하는 방법이 더 유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온도는 20~25℃를 유지한다. 이를 위해 컴퓨터에서 생성된 뜨거운 공기가 물로 차갑게 만든 코일을 지나 냉각된 뒤 다시 센터로 이동하는 냉각 시스템을 유지한다. 냉각 과정에서 뜨거워진 물은 코일로 다시 전달되기 전에 냉각기나 ‘자유 냉각’ 과정을 통해 시원해진다. 냉각기는 에어컨과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냉방장치다. 자유 냉각은 주변의 시원한 공기를 이용해 훨씬 적은 에너지와 비용으로 냉각하는 과정을 뜻한다.

에너지와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 데이터센터는 자유 냉각을 이용하기 좋은 추운 지역에 구축된다. 하지만 모든 센터를 북극권과 같은 추운 지방에 설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에너지 절감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전자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작동 가능한 서버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0℃ 이상의 온도에서 작동 가능한 서버들이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 고온에서 작동 가능한 서버가 데이터센터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가 41℃일 때 거의 모든 곳에서 자유 냉각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센터 온도가 41℃가 되면 22℃일 때보다 13~56%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41℃까지 온도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베이징은 39℃, 홍콩은 40℃, 쿤밍은 38℃일 때도 100% 자유 냉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데이터센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주변 환경을 통한 ‘자유 냉각’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며 "자유 냉각 기회가 늘어날수록 전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온 환경에서도 무리없이 작동할 수 있는 서버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왕 교수는 “차세대 서버는 성능 저하 없이 40℃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이번 연구는 냉각 시스템 엔지니어와 서버 설계 엔지니어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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