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이 하루 5천개 태양광 모듈 '뚝딱'…직원은 단 '25명'[르포]
저가 중국산 공세에 품질로 대응…"美·유럽에 신흥시장까지 시장 확대"
(음성=뉴스1) 배지윤 기자 = 지난 19일 찾은 충북 음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 모듈 3공장. 100m 길이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에는 셀과 모듈 조립, 납땜, 양품 검사와 최종 포장 작업 등 태양광 모듈 생산을 위한 자동화 각종 설비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모듈 3공장은 최첨단 설비를 도입해 태양광 모듈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 곳이다. 전 공정에 투입된 인력은 단 25명임에도 불구하고 자동화 설비 덕분에 원활한 공정이 높은 생산 효율성을 자랑한다.
1개의 라인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모듈은 일평균 2300장~2400장으로, 2개의 라인에서 일평균 5000개에 육박하는 태양광 모듈이 매일 같이 만들어진다. 1개 라인을 보유한 1공장보다 1000장 이상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한다. 이렇게 태양광 모듈 1개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9~12시간이다.
◇하루 4000개 이상 태양광 모듈 생산 …모듈 3공장 가보니
모듈 3공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태빙'(TABBING) 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6개의 자동화 설비는 직사각형 형태의 13장의 셀을 직렬로 연결한 '스트링'을 정신없이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곧바로 여러개의 스트링을 연결하는 '버싱' 작업으로 들어간다. 이때 연결된 스트링은 태양전지에서 만들어진 전류를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한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양품 선별을 위한 '인스펙션' 공정이 등장했다. 현장 근로자가 직접 불량품을 1차로 골라낸 뒤 인스펙션 과정을 거친 뒤 불량품을 재차 걸러낸다. 이때 이전 공정에서 레이업(유리·백시트를 겹겹이 쌓는 작업)된 반제품에 전류를 흘려 태양전지 이미지를 검사한다.
이때 걸러진 불량품은 현장 작업자가 문제점을 보완해 재사용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셀 13장 중 1개의 셀이 불량이면 문제가 있는 부분만 제거해 다시 양품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한다"며 "그 제품은 첫번째 공정으로 돌아가 인스펙션 등의 과정을 다시 거쳐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선별된 반제품은 '라미네이션' 작업에 들어간다. 반제품을 진공 상태에서 열과 압력으로 밀봉하는 작업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의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그 후 금속 프레임 조립과 전기를 외부로 조달하는 부품인 정션박스를 부착하면 마지막 공정으로 넘어간다.
마지막 공정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거대한 로봇 팔이었다. 생산된 태양광 모듈의 전류와 전압을 측정해 단위별로 분류하는 공정을 위한 설비다. 5W 단위로 출력값을 측정해 단위에 따라 모듈이 분류된다. 세심한 공정 구조로 불량률(0.5~0.7%)도 낮다. 이때 불량품으로 분류된 모듈은 경매에 부쳐진다.
◇셀·모듈 생산부터 실증 사업까지…태양광 기술의 산실 충북 음성 공장
지난 2004년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사업부로 시작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16년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2020년부터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0년 각각 3944억원, 88억에서 지난해 9848억원, 902억원으로 2년새 각각 약 2.5배, 10배가량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음성 공장은 태양광 사업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7만5789㎡ 규모의 음성 공장에서는 태양광 셀, 모듈 생산 공정은 물론 태양광 실증 사업까지 수행하며 국내 태양광 산업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최신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와 국제공인인증기관 UL로부터 공인받은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통합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방음벽·방음터널 모듈과 영농형 모듈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힘쓰고 있으며 초고효율 HJT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도 수행 중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기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주, 유럽의 경우 제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여 시장 지배력을 지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황명익 HD현대에너지솔루션 생산본부장 및 R&D부문장 CSO(최고안전책임자) 상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태양광 부문의 세액공제 혜택이 확대돼 향후 5년간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기존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IRA에 따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주택용 시장에 경쟁력 있는 모듈 공급 확대, 상업용 고출력 고효율 모듈 공급, 미국법인의 영업망 강화를 통해 미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시장별 맞춤형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앙골라 지역 60개 마을 약 2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상무는 "효율적인 사업을 위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호주 등은 물론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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