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大 수면 권위자 “시중 수면 측정 장치 중 믿을만한 기기는...”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10. 23. 10: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리트 쿠시다 스탠퍼드 수면 센터장 인터뷰
“매일 수면 기록하는 슬립테크, 진료 판도 바꿀것
매일 9시간 수면...건강 위해선 7시간은 푹 자야”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의 스탠퍼드 의과대학 수면센터에서 클리트 쿠시다 센터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슬립테크 기기들의 데이터를 의료 기록으로 활용할 날이 머지 않아 오게될 것입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의 스탠퍼드 의과대학 수면센터에서 만난 클리트 쿠시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수면센터장(교수)은 “수면을 측정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빅테크·스타트업들이 출시한 소비자용 수면 측정 장치들이 통상 병원에서 진행하는 수면 검사에 견줄만한 결과를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쿠시다 교수는 세계수면학회의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을 지낸 인물로, 수면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물로 꼽힌다. 현재 그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 ‘월드 슬립 소사이어티’를 이끌고 있다.

◇슬립테크, 의료용으로 쓰이게 될 것

쿠시다 교수는 “현재로서는 수면 측정 기기를 내놓은 어떤 기업도 우위를 점하진 못했다”라며 “의료진으로서는 일단 믿을만한 기기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시중에 나온 수면 측정기기 11종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남녀 참가자 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는 수면 측정 기능이 있는 애플워치8, 갤럭시워치5, 픽셀 워치, 핏빗 센스 등 기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면을 측정하는 스타트업의 기술들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 수면 단계를 4단계로 나눈 측정 결과 정확도 부문에서 한국 스타트업인 에이슬립의 모바일 앱 ‘슬립루틴’이 애플·삼성전자의 기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슬립루틴은 손목에 차는 워치나 매트리스 위에 측정기기를 깔아야하는 기타 측정기와 다르게, 이용자의 호흡 소리만으로 수면 상태를 체크하는 서비스다. 쿠시다 교수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별도의 기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수면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이번 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수면학회 주최로 열리는 ‘월드슬립’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쿠시다 교수는 “다만 이 연구는 단일 인종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며 “현재 똑 같은 연구를 스탠퍼드에서 인종과 표본수를 확대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진행되는 연구에는 1000명 이상의 다양한 인종이 참여한다.

그는 “이런 기기가 중요한 이유는 수면 장애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수면의 질이 나쁘면 내분비 이상, 심혈관 및 뇌의 질병 등을 야기할 수 있지만 환자가 이를 알아채기는 힘들다”고 했다. 이어 “병원에서 진행되는 수면 테스트는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돼 실제 환자의 수면 상태와 다소 다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부담스럽다”며 “아무래도 매일매일 기록하는 데이터의 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쿠시다 교수는 슬립테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아직은 모든 시중에 나와있는 기술을 의료용으로 호환하기엔 장벽이 많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준을 ‘얕은 잠’, ‘깊은 잠’으로 임의적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원에서 쓰는 수면 측정의 척도와 달라 바로 의료용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기술 정확도가 올라오고, 규제 문제가 해결되면 소비자용 수면 측정 기기들은 환자들의 수면 상태를 조기에 진단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면 권위자는 얼마나 잘까

수면 권위자인 쿠시다 교수는 본인의 수면 루틴에 대해 “매일 저녁 8~9시에 자고 다음날 6시에 일어난다”며 9시간의 수면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이정도 수면을 모두가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럼에도 7시간 이상의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실내 조명을 낮추고, 몸의 긴장을 푸는 명상·스트레칭 등 루틴을 만들어 실행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大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