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 KIA 150km 라이징스타 반전매력, 89⅓이닝·ERA 1.91…2024년 위해 충전할 시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이상이었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단연 최지민(20)을 꼽았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할 때부터 고교 1년 선배 김진욱(21, 롯데 자이언츠)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연일 호투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흔들리면서 1군 안착에 실패했다. 김종국 감독은 내심 이준영을 백업하는 왼손타자 스페셜리스트 활용을 구상했지만, 백지화했다. 그리고 본인도 얘기하는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의 ‘인생 대반전’을 거쳐 여기까지 달려왔다.
2022시즌을 마치고 투구 매커닉, 밸런스 조정에 나섰고, 질롱코리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스스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꾸준한 몸 만들기의 효과는 150km 돌파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1.1km서 올해 145.8km로 향상됐다.
시즌 막판 살짝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평균구속만 146km를 넘겼을 수도 있다. 더구나 최고 150km를 찍었으니 최고구속만 치면 10km 정도의 상승이 있었다. 밸런스가 잡히고 공이 빨라지니 작년과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왼손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쓰기엔 아까운 존재가 됐다.
부진과 부상 여파가 있던 트리플J를 제치고 임기영과 함께 메인 셋업맨을 맡았다.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1이닝을 삭제하는 필승카드로의 급부상. 최지민은 잘 적응했다. 프로 2년차에 8회 메인셋업맨을 맡아 순항했다. 시즌 중반 잠시 흔들렸지만 8~9월 이후 다시 힘을 냈다.
58경기서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2. WHIP 1.20에 피안타율 0.216.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오자 좌타자 상대 바깥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위력마저 살아났다. 우타자 상대로도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하는 담력, 승부사 기질이 있다.
그런 최지민은 정작 미디어와 인터뷰할 때는 수줍은 많은 소년으로 돌변한다. 말재주가 화려한 건 아니지만 조곤조곤 자신의 얘기를 내놓는 스타일이다. 반전매력이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면서 시즌을 마쳤지만, 그는 올 시즌을 두고 “행복한 시즌”이라고 했다.
휴식이 필요하다. 알고 보면 최지민은 1년 전 오프시즌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질롱코리아에서 17경기 18⅓이닝 3자책, 시범경기서 6경기 7⅔이닝 2자책, 항저우아시안게임 4경기 4이닝 비자책, 그리고 정규시즌 58경기 59⅓이닝 14자책까지.
2022시즌 후 공식 85경기서 89⅓이닝 동안 19자책, 평균자책점 1.91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 그 어떤 불펜 중 이 정도 실적을 남긴 선수도 없다. 이제 푹 쉬면서 정비할 시기다. 단, 내달 APBC 예비엔트리에 포함됐고, 출전 가능성이 있다. 그 대회 전후로 잘 회복해야 한다. 2023년 KIA 불펜의 라이징스타가 내년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올해만큼만 해줘도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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