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정재훈 “의대 정원 확대? 10년, 15년 뒤 건강보험 유지 가능할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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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값싼 의료 시스템 아냐.. 보건의료시스템 지속 가능성에 문제 있어- 필수의료 문제, 의사 사회 내 격차 발생으로 생겨.. 이 부분들 해결돼야- 의대 정원 확대, 해결책과는 조금 거리 있어.. 의사 사회 내 격차는 유지될 것- 여야 정치권 주장 어느정도 근거 있지만 한계도 분명- 환자는 가장 좋은 병원에서 진료받고자.. 지역 투자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고민해야- 의대 정원 확대, 10년 뒤에야 의사 나와.. 향후 재정상황에 대한 고민도 필요- 정부, 의료소비자·공급자 모두에게 욕 먹을 용기 있어야.. 10년, 15년 뒤에 건강보험 유지 가능할지가 핵심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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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값싼 의료 시스템 아냐.. 보건의료시스템 지속 가능성에 문제 있어
- 필수의료 문제, 의사 사회 내 격차 발생으로 생겨.. 이 부분들 해결돼야
- 의대 정원 확대, 해결책과는 조금 거리 있어.. 의사 사회 내 격차는 유지될 것
- 여야 정치권 주장 어느정도 근거 있지만 한계도 분명
- 환자는 가장 좋은 병원에서 진료받고자.. 지역 투자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고민해야
- 의대 정원 확대, 10년 뒤에야 의사 나와.. 향후 재정상황에 대한 고민도 필요
- 정부, 의료소비자·공급자 모두에게 욕 먹을 용기 있어야.. 10년, 15년 뒤에 건강보험 유지 가능할지가 핵심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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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0월 23일 (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KBS 기자
■ 출연 : 정재훈 교수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 최경영 : 정부는 필수의료 보장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밝혔고요. 우선 지역 국립대 병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의료 체계 개선 방안 발표했는데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쟁점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재훈 : 안녕하세요?
▷ 최경영 : 일단 정부의 발표 내용을 보면 특별히 달라지는, 그러니까 국립대 병원 역량을 강화하겠다, 의료 체계 개선 방안. 이거는 뭐 다 원하는 거 아닌가요?
▶ 정재훈 : 일단 먼저 설명드리려면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좀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 최경영 : 문제가 뭐냐.
▶ 정재훈 : 네. 우리나라 국민들께서 우리나라 보건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는 좀 자랑스러워하시는 면이 있으실 거예요. 값싸고 질 좋은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그런 자부심일 텐데요. 저는 그게 좀 착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일단 우리나라는 값싼 의료 시스템이 아닙니다. 올해 통계가 나왔는데 올해가 사상 최초로 OECD 주요 국가 평균보다 의료비 지출이 높아진 상황이거든요.
▷ 최경영 : 그래요?
▶ 정재훈 : 예전만큼 값싼 의료를 제공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고요.
▷ 최경영 : 국민건강보험인데 전체가?
▶ 정재훈 : 네, 그렇습니다. 건강보험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민간 영역에서 지출이 되고 있는데 그런데 그런 의료 비용 측면에 있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고 또 하나가 국민들께서 느끼고 계시는 것들이 필수의료에 있어서는 조금씩 구멍이 나고 있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고 계실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의대에 있어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모두 다 의대로만 지원하고 있는 이게 의대 블랙홀 현상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계속해서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 보건 의료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겠느냐.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고 봐야 됩니다.
▷ 최경영 : 큰 방향에서는 이게 지속 가능하냐. 비용은 이렇게 계속 증가하고 필수의료는 구멍이 나고 의대 블랙홀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지금 현실을 진단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건 이것부터 짚어볼 게 필수의료 구멍이 나고 있다. 이거는 어떻게 그러면 해결할 수 있습니까?
▶ 정재훈 : 저는 필수의료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의사 사회 내에서의 격차가 발생했기 때문에 생긴다고 이해를 하고 있거든요. 필수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와 종사하고 있지 않은 의사 사이에서는 경제적 처우라든지 아니면 삶의 질이라든지 법적 문제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종사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인력 수급이라든지 운영에 있어서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결국 의사 부족이라든지 필수의료의 위기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 최경영 : 그게 지금 의대 정원 확충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겁니까? 이게 지금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거죠?
▶ 정재훈 : 저는 해결책과 조금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최경영 : 조금 거리가 있다.
▶ 정재훈 : 지속 가능성이라고 하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저성장, 저출산 기조로 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회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고 그리고 의대 블랙홀이라고 하는 것은 의사 사회와 의사 사회가 아닌 것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고 필수의료라고 하는 것은 의사 사회 내에서의 격차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보면 의사와 의사가 아닌 직역 사이에서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여전히 의사 사회 내에서의 격차는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 최경영 : 의사 사회 내라는 것은 필수 직역과 필수 의료 인력과 필수 의료 인력이 아닌 곳. 이른바 성형외과나 그런 곳들.
▶ 정재훈 : 그렇습니다.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조금은 떨어지고 그다음에 삶의 질도 훨씬 더 나쁜 상황에서 지금은 필수의료에 종사해서 생기는 의료 소송의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필수의료에 사람이 가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과연 의대 정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이냐. 그러니까 그런 것들에 있어서 우려가 있는 것이죠.
▷ 최경영 : 약간 좀 강제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국립대 병원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뭐 지역 의사제를 도입하고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 정재훈 : 많은 주장들이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지방 국립대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정도 수준으로 키워서 지방 의료를 조금 활성화시켜 보겠다는 주장도 있고.
▷ 최경영 : 그게 여권 주장인 것 같고요.
▶ 정재훈 : 그리고 공공의대를 만들거나 아니면 지역 의사제를 만들어서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을 만들어 내겠다. 이런 주장들도 있는데요.
▷ 최경영 : 이게 야권 주장인 것 같고요.
▶ 정재훈 : 저는 모든 주장들이 어느 정도의 근거는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의대를 늘려서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는 주장 같은 경우에는 지역에는 국립의대가 없는 지역들도 있거든요. 대표적인 게 인천, 경기 이런 권역들은 국립의대가 없습니다.
▷ 최경영 : 그렇습니까?
▶ 정재훈 : 네. 그런 지역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상급종합병원 수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은 수도권의 빅5라고 불리는 그런 상급종합병원일 텐데 그 정도 수준으로 투자가 얼마만큼 필요할 거냐. 그리고 그 투자가 얼마 동안 지속 가능할 거냐라는 문제가 있을 거고요.
▷ 최경영 : 그거는 누가 하는 거예요? 정부가 하는 거예요, 민간이 하는 거예요?
▶ 정재훈 : 정부가 해야죠. 정부가 조세를 지원하거나 센터를 지원해서 계속해서 육성을 하겠다는 건데 과연 그게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까지 있겠느냐. 그리고 투자 의지가 얼마만큼 되느냐에 따라서 이 정책의 성패가 달릴 수 있는 문제이고요.
▷ 최경영 : 그러네. 지역의 인구수가 줄어드는 인구도 있는데 거기에다가 국립대를 만들어서 뭔가를 하면 환자 수 때문에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이것도 병원이 유지가 안 될 수도 있겠네요.
▶ 정재훈 : 본질적인 이유는 지역의 병원들이 굉장히 어려운 이유가 병상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이런 의료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환자가 되시면 당연히 가장 좋은 병원에서 진료받고 싶어 하시겠죠.
▷ 최경영 : 다 서울로 올라오려고 해요?
▶ 정재훈 : 네. 서울로 올라와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으려고 하실 텐데 그런 것들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에 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과연 이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는 성질이냐. 그것부터 고민을 해 봐야 되는 것이죠.
▷ 최경영 : 고민스럽네요. 그렇게 필수의료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서 여야가 내놓은 방안들이 다 돈이 드는데 아까 비용은 지금 사실 OECD 평균보다 이미 넘어버렸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돈이 앞으로 더 든다는 것 아닙니까?
▶ 정재훈 :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특히 건강보험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재정이 10년, 15년 뒤에 버티겠느냐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계속해서 은퇴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내는 세대는 줄어들고 건강보험료 혜택을 받아야 되는 세대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의대 정원 확대만 하더라도 지금 의대 정원 확대가 되면 10년 뒤에 의사가 나오게 되고 10년 뒤부터 그 의사들이 진료를 하면서 진료비를 만들어 내게 될 겁니다. 그러면 그때는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겠느냐. 정책 결정은 지금의 정부에서 하지만 그 역량이 나타나는 것은 다다음 정부 때일 텐데.
▷ 최경영 : 그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어떻게 또 해결할 거냐.
▶ 정재훈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재정 추계들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 추계라고 하는 것은 출산율이 1.1 내지 1.3 정도의 미래를 그리면서 추계를 하고 있거든요.
▷ 최경영 : 1.1 내지 1.3.
▶ 정재훈 :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 1에도 도달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데 그러면 미래는 조금 더 비관적 또는 보수적으로 봐야 되는 것이 재정의 관점에서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이 지금은 필수의료에 위기가 있기 때문에 필수의료에 있어서 의대 정원 확대라든지 이런 투자 같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데 이게 완료가 되는 시점에서 우리의 재정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거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거죠.
▷ 최경영 : 그러네요. 고민스럽네. 그러면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단기 처방, 중장기 처방 이런 거는 뭐가 있습니까?
▶ 정재훈 : 일단 단기 처방 같은 경우에는 모두에게 욕을 먹을 용기가 정부에게 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두라고 하는 것은 의료 소비자와 의료 공급자 둘 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국민 같은 경우에는 지금도 병원 가는 접근성이 굉장히 좋은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가. 그런데 그 접근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전 중의 하나가 실손의료보험이거든요.
▷ 최경영 : 맞아요.
▶ 정재훈 : 실손의료보험이 있기 때문에 본인부담금 제도가 거의 다 무력화된 상황이고 이 본인부담금 제도라고 하는 것은 이런 수요를 조금 줄여주는, 수요를 조절해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전이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앞으로의 우리가 재정 상황을 감안하면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기전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야 합니다. 다른 말로는 국민들도 예전만큼은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한다라는 것들을 조금 알려드려야 되는 거고.
▷ 최경영 : 캐나다나 영국처럼 된다?
▶ 정재훈 : 네. 그런 방향으로 정책적인 방향을 잡아야 되는 거고 공급자에게도 이제는 우리가 재정이 버티지 못하니까 여러 가지 영역에 있어서 예컨대, 필수의료 영역은 국가가 100% 보장을 하겠다.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필수의료로 의료를 이용하시게 되면 비용 부담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필수의료 영역에 대해서는 의료 이용을 하게 되면 본인 부담도 생기고 공급자 입장에서도 국가가 재정을 다 지불해 줄 수 없다. 이런 방향을 잡고 가는 것이 저는 중장기적으로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경영 : 그런데 합의가 될까요? 그러면 의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좀 가기도 힘들어지는데다 보험수가는 계속 오를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
▶ 정재훈 :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같은 구조입니다.
▷ 최경영 : 다 같은 구조예요, 사실은.
▶ 정재훈 : 국민연금, 건강보험 이런 것들이 다 동일한 구조인데 과연 미래 세대의 부담을 누가 고민해 줄 것인가.
▷ 최경영 : 그러네.
▶ 정재훈 : 지금 우리 세대가 받는 것을 줄이고 다음 세대가 내는 것도 줄여줘야 되는데 그런데 그런 것들을 주장하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정책들이 나오는데 이 정책이 단기적으로 보고 단면적인 면으로만 보면 효과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게 10년, 15년 뒤에 우리 아이들이 건강보험료를 내고 저희가 건강보험을 수급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 유지 가능하겠느냐. 그게 저는 핵심 요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경영 : 그러니까 정부에서 의대 정원 확충 뭐 1,000명, 3,000명 이 숫자에만 매몰되어 있을 게 아니고 그게 어떻게 보면 약간 좀 국민의 시선을 돌리는 포퓰리즘적인 시각일 수도 있네요, 관점일 수도 있네요.
▶ 정재훈 : 네. 저는 의대 정원이라고 하는 것이 이 하나의 문제로 모든 것들이 해결될 거다. 이 하나의 정책으로 다른 모든 지속 가능성, 필수의료의 위기, 의대 블랙홀이.
▷ 최경영 :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 정재훈 : 네. 절대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고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줄 경우에는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 최경영 :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정 교수님 말씀대로 우리나라 문제가 다 인구 문제가 다 얽혀 있기 때문에, 재정 문제도 있고.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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