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특별귀화 1호' 인요한, 국힘 혁신위원장 됐다(종합)

이밝음 기자 김정률 기자 노선웅 기자 2023. 10. 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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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존경하는 순천 출신…"국힘서 전라도 대통령 만들고 싶어"
김기현 "전권 갖고 독립 판단"…"혁신할 건 공천 바꾸는 것 뿐"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열두 번째 공부모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23.8.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김정률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은 가칭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지 12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놓은 쇄신안 중 하나다.

김기현 대표는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혁신위는 위원회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에 소속된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옷만 바꿔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는 것에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 당의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혁신위원장으로 다양한 후보군을 검토했지만 대부분이 고사하면서 보궐선거 패배 후 열흘이 넘도록 인물난을 겪었다. 김 대표가 30대 외부 인사 영입에도 공을 들였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도록 기여하셨던 분들, 스타트업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경력을 가진 분들,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지만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시각·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분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정치 활동하시는 분들을 다 열어놓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의지가 있었지만 가족의 반대나 불가피한 사정이나 조직 내 관계 이런 것들 때문에 최종적으로 결심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인 위원장은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료 활동을 한 공로로 2012년 한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전남 순천에서 보낸 인 위원장은 대학 재학 중 5·18 민주화운동 시민군의 외신 통역 활동을 했고, 최초의 한국형 앰뷸런스 개발에도 나섰다. 북한 결핵사업을 위해 형제들과 유진벨 재단을 설립하고 북한에 200여개 결핵진료소를 설치했다.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고,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인 교수에 대해 "스스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며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대해서도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가 전권을 주겠다고 밝히면서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을 혁신안에도 관심이 모인다.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안이 향후 공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혁신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는 "지금 당 조직을 바꾸거나 인사는 다 끝났고,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이 공천을 바꾸는 것 외에 국민에게 인상을 줄 수 있는 게 있나"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인재영입위원회와 총선기획단도 새롭게 꾸리는 만큼 혁신위가 공천이나 인재 영입까지 관여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혁신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공천 관련 기구(총선기획단) 3가지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다소 구분돼야 맞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 있다"면서도 "범위와 역할을 다 열어놓고 전권을 주기로 했으니 인 위원장이 제안하면 충분히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에 있던 분이 아니라 전권을 부여해도 어느 정도 손을 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전권을 부여한다고 하면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것이 공천룰을 바꾸는 것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인재영입위원회와 총선기획단도 발족하는데 혁신위가 이 기구들을 통합해서 그 위에 혁신위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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