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안해서 권익위 신고"…'법카유용 의혹' 공익제보 조명현

23일 검찰 출석 앞두고 수원지검서 기자회견
"위법 행위가 있다면 저도 책임을 다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 전 경기도청 별정직 직원 조씨가 2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가 "법카 유용의 주어가 이재명으로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조씨는 수원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을 만나 "검찰 수사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익위에 따로 신고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또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저도 위의 지시에 의해 행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위법 행위가 있다면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씨와 동행한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경기도 공무원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비록 당시에 시켜서 했더라도 용기를 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법카 유용 사건의 주어는 처음부터 이재명 대표"라면서 "공무원이 지시하고 묵인해 공무원이 혜택을 받은 공직사회에 일어난 공금 횡령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동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신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앞서 조씨는 지난 8월, 이 대표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지시와 묵인 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신고했다.

국민권익위는 이 대표에게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사건을 대검찰청에 넘겼고, 대검찰청은 이를 수원지검에 이첩했다.

신고서에는 "피신고인(이재명 대표)은 경기도지사라는 직위와 권한을 남용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해 공적 업무에 사용돼야 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횡령 또는 횡령하도록 지시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배우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조씨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상관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는 지난해 9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배씨와 검찰 모두 항소해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배씨는 2018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도 받고 있다. 이 부분은 아직 검찰이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또 배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김혜경씨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에 따른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동안 얼굴과 실명을 가린채 공익제보자로 있던 조명현씨는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혈세를 죄책감 없이 사적으로 유용하고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국민 고충을 헤아리며 어루만져 주고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