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자살예방 상담번호 `109`로 통합한다…내년 1월1일부터 시행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살예방상담번호 109 통합을 발표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자살예방 상담전화번호가 세 자릿수 '109'로 통합된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심리상담이나 긴급복지제도 문의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109로 전화를 걸면 상담사로부터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받을 수 있게 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살예방 상담 기능을 알기쉬운 세자리 긴급번호로 통합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통합위는 올해 상반기부터 '자살위기 극복 특별위원회'를 설치·운영했다. 자살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범국가적인 대응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활동해왔다"며 "지난 8월 자살예방 상담 통합번호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후 통합위는 보건복지부, 과기부와 협의한 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통합번호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번호까지 보고해 세 자릿수 통합번호 109로 최종 확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살 상담은 가장 간절한 순간의 구조신호이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 기억하기가 편해야 한다. 쉬워야 한다"며 "자살 관련 상담 전화번호는 현재는 8개 정도로 부처가 나뉘어서 관리되고 있고 긴박한 순간에 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금의 자살 관련 상담 전화번호들은 대개 국번이 있는 긴 전화번호이기 때문에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의 실제 어려움을 공감해서 자살예방 상담전화의 접근성과 응대율을 높일 수 있는 대안 발굴에 힘써 온 결과 세 자릿수 통합번호 109가 마련됐다"며 "구조·구급번호 119와 같이 자살이 긴급상황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9 번호는 △단 한 명의 생명도(1) △자살이 없도록(0) △구하자(9)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자살예방 상담 전화번호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나뉘어 있다. 미국의 경우 번호를 통합한 후 상담 응답률이 33% 개선되고, 대기시간이 75% 단축되는 성과가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 간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3만 2000명쯤 된다. 같은 기간 자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3만 9500명 정도된다"며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 수치만으로도 알 수가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30년 전 한 해 1만3000여명 가량 됐으나 꾸준한 캠페인과 교통시스템 변화 등으로 줄어들어 현재 2000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해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살특위가 출범할 때 인사말 말미에 '자살률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자살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자살을 결단하기까지의 여러 날 동안 겪어야 하는 그 고통의 끔찍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세 자릿수 자살상담 직통전화가 개통된다면 자살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살을 망설이는 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그 고통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