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 '득실'...송충이인 줄 알았던 '이 벌레'의 정체

최가영 2023. 10. 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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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서 '한강공원에 송충이가 너무 많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한강공원 일대 나타난 이 벌레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주로 활엽수잎을 먹이로 삼아 도심 가로수나 농경지 과수목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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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최근 SNS에서 '한강공원에 송충이가 너무 많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한강공원 일대 나타난 이 벌레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주로 활엽수잎을 먹이로 삼아 도심 가로수나 농경지 과수목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1년에 보통 2~3회(2~3화기) 성충으로 우화하며, 1화기보다 2화기 애벌레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

미국흰불나방은 2018년 이후 감소하다가 올해 더위와 폭우 영향으로 유충의 생존·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성충 발생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져 피해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 온도가 예년보다 1~2도 올라가면서 미국흰나방유충 2세대 성충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3세대까지 성충이 되는 비율이 늘어났다고 추정했다.

산림청은 지난 8월 말 "경기·충북·경북·전북 등 전국적으로 미국흰불나방의 밀도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발생 예보 단계를 '관심'(1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흰불나방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195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흰불나방 유충 방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활엽수잎에서 알을 무더기로 낳고 벌레집 안에 숨어 활동하는 종 특성 때문이다. 특히 한강공원의 경우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살충제 등 화학약품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미래한강본부 녹지관리과 담당자는 "고압 살수로 해충을 떨어뜨린 뒤 정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떨어져도 다시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거나 옆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완전한 방제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박사는 "산림청 조사 결과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인한 피해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7∼28%로 배 이상 증가했다"며 "올해 (유충이) 많이 나올 경우 내년에도 많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경계로 발생 예보 단계를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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