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 신호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취재한 기자 2명 징역형

美 정부에 협력·국가 안보 반하는 행위 등 혐의
이란 관영 매체 "美 정부와 연관됐다는 증거 있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란의 여성인권을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 1주년을 맞아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의 도덕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한 여성이다. 2023.09.16/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란 재판부가 이란의 히잡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마흐사 아미니의 사건을 취재한 언론인 2명에게 징역 최고 13년,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닐루파르 하메디(31)와 엘라헤 모하마디(36)가 미국 정부에 협력한 혐의로 각각 7년과 6년,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동을 한 혐의로 5년, 체제에 반하는 선전을 한 혐의로 1년 등 각각 13년, 12년의 징역을 선고받았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사람은 아미니의 사망을 보도한 현지 매체 소속 기자다. 이들이 취재한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해 9월 16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 도덕 경찰에 끌려가 구금 중 사망했다.

하메디는 아미니가 혼수상태에 빠져 누워있는 병원에서 그녀의 부모가 포옹하는 사진을 찍었으며 모하마디는 아미니의 사망 이후 그녀의 장례식을 취재해 보도했다.

두 사람의 변호인단은 해당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란 관영통신 IRNA는 "해당 판결은 항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미국도 판결을 비난하며 나섰다. 아브람 팔레이 이란 특사는 SNS를 통해 "(그들은) 절대 수감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란 정권은 진실이 두려워 기자들을 투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성명에서 모하마디와 하메디가 미국 중앙정보국의 요원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관영매체 미잔 통신은 "두 기자가 미국 정부와 관련된 특정 단체 및 개인들과 연관있다는 문서화된 증거가 있다"고 보도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