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세계자연유산 선각자 부종휴 선생 정신 더 알려야"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3. 10.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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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제주환경문화연구원 강시영 원장]
"꼬마탐험대 유족 등 참여한 부종휴 선생길 걷기행사 70여년 재현"
"부종휴 선생, 만장굴과 빌레못굴, 수산굴 등 발굴해 탐사 진행"
"초창기 산악인들과 함께 한라산 등반로 개척"
"한라산 분포식물 미기록종 400여종 등재시키는 성과"
"기념관, 국제과학상 제정 등 기념사업 통해 선생 뜻 알려야"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10월 18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환경문화연구원 강시영 원장
제주환경문화연구원 강시영 원장.
◇박혜진> 세계자연유산 선각자인 故부종휴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탐험했던 만장굴의 비공개 구간을 제주 지역 초등학생들이 직접 탐사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최근에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교육을 맡은 제주환경문화연구원의 강시영 원장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강시영> 네. 안녕하세요.

◇박혜진> 최근에 제주 지역 초등학생들과 직접 만장굴 탐사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마련하게 되셨어요?  

◆강시영>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지구잖아요. 최근에 세계유산축전이 열렸는데 그 축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산 부종휴 선생길 걷기행사가 열린 것이죠. 제주 지역의 어린이들과 일부 학부모, 유족도 함께하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박혜진> 먼저 故부종휴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소개해 주시죠.

◆강시영> 부종휴 선생님은 제주 토종 과학자로 불리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제주세계자연유산의 선각자로 꼽히는 인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바쳐서 제주자연의 가치를 발굴해서 세상에 드러내게 했던 분인데요.

이 분이 사범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식물학에도 많은 업적을 내셨고, 제주도내 동굴 탐사는 이분을 통해서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빌레못굴이라든지 수산굴, 수직굴 제주도내 대표적인 용암 동굴이 이 분을 통해서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요.

특히 식물학자로서의 업적이 대단히 높거든요. 제주도에 한라산을 포함해서 한 2000종 정도의 자생 식물을 포함해서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가 되고 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1800종이었거든요. 바로 부종휴 선생님이 1800종의 리스트를 만드신 분입니다.

그전에는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하는 식물이 대략 1400종으로 학계에 보고가 될 정도였는데 이분의 조사를 통해서 1800종이 정설로 된겁니다. 약 400종 가까운 미기록 식물을 한라산에서 직접 발굴해낸 분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대단한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분의 기록으로 보면 한라산 등반을 360여 회라고 하는데 한 번 가면 4박 5일씩 혼자 비박을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실제로 한라산에 거주했던 횟수를 보면 이보다 훨씬 많겠죠.

한라산 탐방로도 이분이 개척자시죠. 제주산악회의 출범 멤버거든요. 산악회 멤버들과 한라산 등반로를 개척하신 분이고 두루두루 이분을 거쳐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아주 해박하고 그 업적도 아주 괄목할 만합니다.

◇박혜진> 현재 만장굴은 2㎞ 정도 공개되어 있지만 故부종휴 선생님이 처음에 이 동굴을 발견하고 탐험을 하신 거라고요.

◆강시영> 그렇죠. 만장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일반에 공개된 것은 한참 후입니다. 이 분이 꼬마탐험대를 조직해서 만장굴을 탐사를 했던 게 해방 이듬해 1946년에 시작을 해서 큰 탐사만 4차례 정도 이뤄지는데 4번의 탐사를 통해 만장굴의 전모를 밝혀내거든요.

그때 같이했던 제자들이 초등학교 코흘리개 제자들인데 지금은 대부분 돌아가셨지만 30여 명으로 꾸려진 꼬마탐험대도 부종휴 선생님이 직접 명명한 조직이에요. 꼬마탐험대는 제법 규모화된 조직이었어요. 워낙 오래된 일이어서 장비가 변변치 않았겠죠. 횃불을 들고 고무신을 신고 또 짚신을 신고 그렇게 탐사를 했으니까 얼마나 열악했겠습니까.

또 굴속이 워낙 캄캄한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암흑 천지잖아요. 대단히 두려운 공간입니다. 초등학생들이 아무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이지만 대단히 힘들고 무서운 공간인 굴 속으로 들어가 7㎞ 넘는 만장굴의 전 구간을 탐사했다는 거는 세계적으로도 아마 전무하지 않을까 아주 대단한 업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산 부종휴 선생길 걷기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 제주환경문화연구원 강시영 원장 제공

◇박혜진> 이번 행사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강시영> 제가 특히 주목했던 거는 어린이와 학부모도 일부 있었고요. 그리고 유족 대표도 같이 들어가 굉장히 의미 있는 행사였는데 특히 부종휴 선생님의 손자와 손녀, 그리고 또래의 어린이들이 같이 들어갔거든요.

어쩌면 꼬마탐험대가 재현됐다고도 볼 수 있는데 특히 할아버지가 걸었던 길,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길을 걷고 싶었다고 해서  아주 감회에 젖어 있는 모습을 봤고요. 만장굴 어린이 해설사로 참여한 어린이들도 많이 참여했는데 교육으로만 들었던 곳을 직접 보게 되니까 만만치 않은 코스였지만 아주 신기해하고 아주 뜻깊은 탐사를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77년 전 당시 꼬마탐험대가 만장굴을 구경하기도 했지만 직접 조사도 실시했다면서요.  

◆강시영> 그렇죠. 꼬마탐험대가 굴속에서 각자 역할이 있었어요. 측량을 전담하는 분임조가 있었고 장비를 담당하는 등 4개조로 나눠졌는데 직접 조사에 참여했고 측량할 때도 줄자를 사용했다고 해요. 요즘 같은 줄자가 아닌 눈금이 없는 줄로 한 뼘 한 뼘 재듯이 해서 당시에 굴의 끝을 봤을 때 대단히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고 그 분들의 증언을 제가 취재 과정에서 들었을 때 저도 같이 흥분이 됐었습니다.

꼬마 탐험대와 부종휴 선생님이 다녔던 길이 최근에 명명이 됐는데 만장길입니다. 김녕초등학교에서부터 현재 미로공원 주변에 있는 제1입구까지입니다. 제1입구는 만장굴 비공개 구간인데요. 이 길을 만장길이라고 명명이 되는데 한 4.8㎞ 정도 됩니다. 이 길을 따라서 70여 년 전 부종휴 선생님과 꼬마탐험대가 만장굴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지 않습니까?

한산 부종휴 선생길 걷기행사 참석자들. 제주환경문화연구원 강시영 원장 제공

◇박혜진> 말씀들으니까 그 상황이 그려집니다. 또 부종휴 한산길은 어느 구간입니까?  

◆강시영> 유족이나 부종휴 선생님을 잘 아는 분들은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으로 부종휴를 기억해 주길 바라십니다. 그 정도로 한라산에 대한 애착이 많았는데 처음 한라산 탐방로를 산악인들과 개척할 때 가장 많이 다녔던 코스가 관음사 야영장 코스로 올라가 탐라계곡으로 이어지는 관음사 코스인데요. 그 코스를 한산길로 명명했습니다.

부종휴 선생의 호가 한산입니다. 한라산의 줄임말이에요. 입구에는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동상에는 부종휴 선생이 한라산을 어떻게 탐방을 했고, 식물 조사를 어떻게 했으며, 왜 이 지점에 동상을 세우고 이런 길을 명명을 했는지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이 기록이 돼 있죠.  

◇박혜진> 부종휴 선생님에 대해 알아갈수록 정말 놀라운 분이시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동안 이 분에 대해서 제주나 학계에서 그렇게 관심을 많이 못 받았던 것 같아요.  

◆강시영> 그렇습니다. 그 점을 부종휴 선생님을 기억 하는 분들이나 꼬마탐험대 제자들이 많이 안타까워했죠. 그동안 그 제자들이 탄원도 했지만 성과가 별로 없었죠. 그러다가 기념사업회가 발족이 되고 10여년 전에 비로소 기념사업회를 통해서 이분의 업적을 알리는 보고서가 발간되고 이분이 남긴 사진을 집대성해서 사진집도 나오고 사진전도 열고 여러 가지 기념사업들을 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최근에 부종휴 선생님과 꼬마 탐험대 관련해 뮤지컬도 무대에 올려지는 것으로 알고 있고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곳들이 굉장히 많아졌다고요.  

◆강시영> 그렇습니다. 최근에 부종휴 선생님의 업적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여러 다방면의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뮤지컬도 그중에 하나고요. 동화로도 나와 있고 연극 시나리오로도 나와서 부종휴 선생님의 실제 활동했던 내용을 재현하는 그리고 제주어로 여러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머지않아 부종휴 선생님과 꼬마탐험대를 다룬 영화로 제작될 날이 오지 않을까 소망 섞인 기대도 가져봅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계신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강시영> 매해 기념사업이 이뤄지겠지만 저는 부종휴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몇 가지를 주문하는 게 있어요. 선생님의 모든 업적을 총괄하는 기념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또 부종휴 국제과학상을 제정해서 부종휴와 꼬마탐험대들의 정신을 기리는 그리고 젊은 과학도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그런 과학상을 제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박혜진> 그 계획들이 꼭 이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시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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