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술 끊으면 실명 위험 37% 낮아진다

서울대병원 연구진, 녹내장 진단받은 음주자의 음주습관 변화와 실명 위험도 연관성 분석
과도한 음주뿐만 아니라 소량의 음주도 실명 위험 유의하게 높여, 금주 필요성 강조

서울대병원은 김영국 안과 교수와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하아늘 제주대병원 안과 교수 공동연구진이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금주자는 음주자에 비해 실명 위험이 37%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안과에서 녹내장 정밀 검사를 하는 모습./헬스조선 DB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술을 끊으면 실명할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김영국 안과 교수와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하아늘 제주대병원 안과 교수 공동연구진이 녹내장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금주자는 음주자에 비해 실명 위험이 37%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하는 퇴행성 시신경병증으로 주요 실명 원인 중 하나이다. 현재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안압하강제를 점안해 질병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다. 따라서 안압하강제 투여 이외의 치료 방법에 대한 고민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연구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인 연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8.3L인 한국에서 음주 습관의 변화가 녹내장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0~2011년 녹내장을 첫 진단받은 음주자 1만3643명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들의 음주습관 변화에 따른 실명 위험도를 분석했다. 음주량에 따라 소량 음주자와 과량 음주자, 주당 음주 빈도에 따라 저빈도 음주자와 고빈도 음주자로 추가 분류했다. 이후 음주 습관의 변화와 녹내장 환자의 실명 위험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중 녹내장 진단 후 술을 끊은 2866명은 음주 환자에 비해 실명 발생 위험도가 약 37% 낮았다. 또한 녹내장 환자에게는 과량의 음주뿐만 아니라 소량의 음주도 실명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 진단 후 술을 끊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과량 음주자(주 105g 이상 음주)는 실명 위험이 약 1.78배 증가했으며, 소량 음주자의 경우에도 약 1.52배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특히 실명 위험은 알코올 섭취량뿐만 아니라 섭취 빈도와도 연관이 있었다. 금주자와 비교했을 때, 고빈도 음주자(주 4일 이상 음주)의 경우 실명 발생 위험이 약 2.5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녹내장 환자들이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금주만으로도 녹내장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영국 교수는 “녹내장을 갓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술을 줄이거나 끊도록 하는 생활 습관 개선 권고는 녹내장 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포괄적인 의료 접근이 중요한 시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생활습관 교정이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JAMA Network Open) 19일자에 실렸다.

녹내장 진단 후 음주 습관 변화에 따른 실명 위험도 변화./서울대병원

참고 자료

JAMA Network Open(2023) Doi: 10.1001/jamanetworkopen.2023.38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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