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금감원 출석…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에 묵묵부답(종합)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는다.

김 센터장은 23일 오전 9시 56분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출석했다. 그는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을 인정하는지, 지시나 보고받은 적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오간다는 질문에만 김 센터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김 센터장을 상대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가 쟁점이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 13일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배 대표의 구속영장만 발부했다.

배 대표 등은 SM엔터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카카오와 하이브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하이브가 SM엔터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는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공개매수가를 웃돌았다. 결국 공개매수 청약은 실패로 끝났다. 이후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고 나섰고, 과도한 출혈을 우려한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는 것으로 인수전은 마무리됐다.

다만 금감원은 하이브가 SM엔터에 대한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토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활용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검찰과 수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4월 카카오와 SM엔터를 압수수색했고, 이어 8월에 김 센터장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김 센터장 조사를 시작으로 금감원 수사가 카카오 최고 경영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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