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보호 위한 돌 두고, 흙 쌓고…왕릉원 3·4호분 축조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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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가 충남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 떼인 '부여 왕릉원'의 일부 무덤 구조와 축조 과정이 밝혀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부여 왕릉원의 3·4호분을 조사해 입지 특성과 고분의 구조, 축조 과정 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3호 무덤은 돌방 중심을 기준으로 봉분을 동쪽과 서쪽을 번갈아 가며 쌓았지만, 4호 무덤의 경우는 수평으로 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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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쌍릉 유물과 같은 관 장신구·연꽃 문양 기와 조각 등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가 충남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 떼인 '부여 왕릉원'의 일부 무덤 구조와 축조 과정이 밝혀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부여 왕릉원의 3·4호분을 조사해 입지 특성과 고분의 구조, 축조 과정 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여 왕릉원은 사비 도읍기 당시 123년간 재위한 백제 왕과 왕족들의 무덤이다.
3·4호 무덤은 일제강점기에 한 차례씩 조사가 이뤄졌으나 도굴 갱을 타고 돌방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놓인 유물을 수습하고 사진과 실측 도면을 남기는 데 그쳤다.
조사 결과, 3·4호 무덤은 중앙에 모여 있는 무덤 중 서쪽 능선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무덤은 돌로 된 방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출입구를 기준점으로 삼아 직경 20m 안팎의 봉분(封墳·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 만든 부분)을 구획했고 경계 지점에 높이 40㎝, 너비 25㎝ 정도의 다듬은 돌(호석)을 세웠다.
호석을 따라 바깥 부분에는 약 1.4m 거리를 두고 돌을 깨 열을 지어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돌방에는 한자 '철'(凸) 자 형태의 구덩이를 만들었는데, 능선 정상부 쪽이 돌방 뒷벽이고 경사면 아래쪽이 출입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시신을 안치한 뒤 출입구에는 판석(板石·널판같이 뜬 돌)으로 막아뒀으며, 무덤 입구에서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은 흙으로 채워 바깥의 호석과 연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3호와 4호 무덤은 만드는 방식은 거의 같지만, 일부 차이가 있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3호 무덤은 돌방 중심을 기준으로 봉분을 동쪽과 서쪽을 번갈아 가며 쌓았지만, 4호 무덤의 경우는 수평으로 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3호 무덤에서는 돌방 출입구에 대형 석재를 덧대고 바닥에 널찍한 석재 2매를 겹쳐 만든 단과 최대 깊이가 100㎝에 이르는 널길 배수로 등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관을 꾸민 장신구와 기와 등도 찾아냈다.
4호 무덤에서는 동에 금을 입혀 만든 불꽃 형태의 목관 장식금구(裝飾金具)가 확인됐는데, 이 유물은 전북 익산 쌍릉에서 출토된 유물과 거의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3호 무덤의 경우, 연꽃 문양이 찍혀있는 기와인 연화문 수막새 조각 등이 나왔다. 백제시대 절터 유적인 부여 능산리 사지(寺址)에서 일반적으로 쓴 기와로, 고분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소 측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성과는 1천500여 년 전 부여 왕릉원이 운영될 당시 경관 복원을 위한 중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오는 25일 오후 2시에 발굴 조사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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