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명 코미디언, 反이스라엘 발언에 관객 퇴장…둘로 쪼개진 미국
불만 관객 “입을 다물라” 비난
일부 관객은 샤펠 지지하기도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데이브 샤펠이 공연 도중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관객과 마찰을 빚고 일부 관객들이 퇴장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분쟁을 두고 미국 내에서 대립이 확산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샤펠은 지난 19일 미국 보스턴의 한 극장에서 코미디쇼 도중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비판했다. 그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전기와 식수, 의료품 공급을 끊은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샤펠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공연에서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한 관객이 샤펠을 향해 “입을 다물라”고 소리쳤다. 이에 샤펠은 이 관객을 향해 ‘내 공연을 방해한다’는 취지로 맞받아쳤고, 이 과정에서 일부 관객들이 공연 도중 일어나 퇴장했다. 반면 일부 관객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샤펠을 지지하기도 했다.
반면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와 사샤 바론 코엔 등은 공개 편지를 통해 “테러범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살인과 강간, 납치를 저질렀지만, 미국작가조합(WGA)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갈등은 미국 연예계 뿐 아니라 사회 전역에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기업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 한 쪽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직원들은 반대 진영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반이스라엘 직원’ 수백명의 이름을 적은 명단이 등장했다. SNS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글을 올린 사람들을 추적해 작성한 명단에는 아마존, 딜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카드, 매켄지 등 미국 주요 기업과 대학, 외국 스타트업 직원이 포함됐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 단순히 연민을 표현한 듯한 메시지를 올린 경우도 ‘테러 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됐다.
반대로 일부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낸 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이스라엘과 사업을 많이 하고 현지 직원 수천명을 고용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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