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배터리 동맹...삼성SDI, 현대에 전기차 50만대분 공급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는 오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삼성SDI와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하는 현대차와 최근 북미·유럽 공장 증설에 이어 사업 확장을 이어가는 삼성SDI가 전략적 협력을 시작했다는 평가다. 공급 물량은 7년간 전기차 약 50만대 분량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P6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P6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이번 계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기술 동맹’ 결실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과 7월 각각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 자동차 사업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현대차 두 그룹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만난 전례가 없어, 두 사람의 만남은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삼성SDI와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해왔고, 이번 계약 체결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대차 배터리 공급을 위해 헝가리 괴드 공장을 증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최근 북미 지역에선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 증설 투자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현대자동차와의 전략적 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로 장기적인 협력 확대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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