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10초 정도 멍하니 침 흘리면 '소발작' 의심…2회 이상 발작 땐 뇌전증 진단

장종호 2023. 10. 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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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세 아이들이 평소처럼 행동하다가 10초 이내 짧은 시간 멍하니 바라보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소발작(결신 발작)'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이유 없이 2회 이상 발작을 보인다면 뇌전증일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운 교수는 새학기를 맞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멍하다'는 증상으로 외래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발작'이 생긴 아이는 갑자기 불러도 반응이 없고 멍한 모습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때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이 10초 정도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이때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발작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발작이 끝나면 아이는 곧바로 발작 직전에 하던 행동이나 상황을 이어간다.

조교운 교수는 "소발작은 주변인들은 물론 아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갈 정도로 짧은 시간 이뤄진다"며 "단순 집중력 저하로 오인돼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에 내원해 치료가 늦어져 가족은 물론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개 5세에서 10세 사이 소아기에 나타나는 소발작은 치료 시 예후가 좋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발작은 발작 증상이 작게 일어나기 때문에 소발작이라고 명명됐다. 하지만 뇌파 이상에 따라 전신 발작이 일어나는 것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잠깐 동안 이뤄지는 의식소실도 뇌파 이상에 의한 뇌의 비정상적 기능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본인마저 인지하지 못한다. 소아기 소발작은 치료 예후가 좋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청소년기에 다시 발생하면 다른 발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발작이 이유 없이 2번 이상 생기면 '뇌전증'으로 볼 수 있고, 반드시 맞춤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뇌전증 진단을 받아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치료도 가능하다.

발작은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방출에 의한 돌발적이고 일시적인 기능 이상이다. 흔히 생각하는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떠는 증상을 보이는 운동 발작과는 다르다. 또 근육의 힘이나 긴장도가 떨어져 쓰러지는 무긴장 발작도 운동 발작 증상이다. 신체 이상 감각이나 감정 변화 역시 운동 발작 증상일 수 있다. 따라서 발작 발생 시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소발작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5∼50명꼴로 나타난다. 어린 학생 시기에 발생하는 뇌전증 중에서는 10∼17%를 차지하고 있다. 소발작을 포함한 발작이 특별한 요인 없이 2회 이상 재발하면 '뇌전증'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발작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듯이 뇌전증 역시 경련 형태나 뇌파 검사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뇌전증의 새로운 환자는 절반이 소아 연령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의 경련 원인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많은 수의 소아 뇌전증이 자라면서 회복되고 또 적극적 관리로 좋은 예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뇌전증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가 아니면 오히려 발작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교운 교수는 "뇌전증을 조절하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것은 항경련제의 복용"이라며 "뇌전증은 진단 후 잘 치료받아 2년 이상 발작이 없으면 약의 중단을 고려해볼 수 있는, 즉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말했다.

뇌전증은 항경련제를 복용하면 경련의 빈도를 낮추고 강도를 약하게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뇌전증이라는 질환에 대한 공포로 병원 방문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조교운 교수는 "뇌전증이란 질환에 대한 과도한 공포로 오히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늦게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며 "아이의 증상이 소발작이나 뇌전증으로 의심되면 소아청소년과 뇌전증 전문의와 면담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조교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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