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의 아르헨, 대선 투표에서 반정부 급진파 밀레이 선두

차미례 기자 2023. 10. 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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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와 연 최고 140%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에서 22일 (현지시간) 실시된 임기 4년 대통령 선거의 선두 주자인 반정부 급진파의 하비에 밀레이의 승리가 예견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정권교체 소원이 현실화 되고 있다.

자칭 아나키스트 자본주의자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더벅머리의 밀레이는 지난 8월 예비후보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부터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지며 선거의 선두 주자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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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실시 대선 투표에서 ' 정치 이단자' 밀레이 선전
정부 조직 축소, 페소화 폐지 등 급진적 공약 내세워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아르헨티나 대선후보 하비에 밀레이가 22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전에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10.23.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경제위기와 연 최고 140%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에서 22일 (현지시간) 실시된 임기 4년 대통령 선거의 선두 주자인 반정부 급진파의 하비에 밀레이의 승리가 예견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정권교체 소원이 현실화 되고 있다.

자칭 아나키스트 자본주의자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더벅머리의 밀레이는 지난 8월 예비후보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부터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지며 선거의 선두 주자로 달려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정치 시스템을 완전히 뒤엎고 국가 조직과 제도도 극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초선 의원인 그는 앞으로 정부 부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공공부문 지출을 대폭 절감하며 중앙은행과 페소화를 없애 버리고 미국 달러를 통화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표는 저녁 6시에 끝이 났다. 종이 투표로 시행된 탓에 투표지의 개표와 검표 과정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일단 투표 후 4시간이 지난 시점의 초기 개표결과는 그의 승리를 예견케 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신뢰도가 낮기로 악명 높은 아르헨의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약간의 우위를 보였지만 11월에 결선투표를 피할 수는 없는 수준의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박에 승리하려면 최소 45%의 득표율, 또는 40% 이상에다 차점자와 10 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130∼140%대의 연간 인플레이션과 40% 안팎의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국민들은 그가 TV연설에서 "정치적 신분제도"를 질타하며 집권 여당을 비판하는 데에 열광했다. 또 자기가 국내와 해외의 사회주의 세력에 대항하는 십자군으로 아르헨티나의 문화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서도 호감을 가졌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AP/뉴시스]아르헨티나 대선 취재 기자들이 22일 투표를 마치고 떠나는 하비에 밀레이를 취재하기 위해 지지 군중들 앞에서 질문 경쟁을 하고 있다. 2023.10.23.


하지만 미국 워싱턴의 윌슨센터 중남미 국장 벤자민 게던은 "아르헨티나는 야생마 지도자를 만났다.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정말 우려스러운 내용이다. 사회적 양극화, 양분된 국회, 전투적이고 경험이 없는 지도자로 인해 경제는 지금 보다 더한 미로 속에 빠져들 것이다"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벌써 거의 20년 동안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 연합정부가 지배해 온 아르헨티나에서 자유주의 노선인 그의 정당이 이 만큼 자리 잡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밀레이 후보 외에는 파트리샤 불리치 전 안보부장관이 풍부한 인맥과 의회와의 협상 능력을 내세워 선전하고 있고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장관도 한 때 2위의 지지율을 보일 정도로 2019년부터 중도 좌파 정부에서 쌓은 경륜이 평가 받고 있는 후보이다.

그는 "이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며 희망을 말하고 있지만 거리에서 만난 아르헨 국민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조금이라도 가처분 소득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혹시 있을 지 모르는 페소화 평가 절하에 대비해서 어떻게든 상품을 사재기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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