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에 양대노총 영향력 축소되나?
[앵커]
고용노동부가 노동 현안을 결정하는 정부위원회에서 사실상 양대 노총이 독점해 온 근로자위원 추천권을 다른 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간의 갈등과 대립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양대 노총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해마다 진통을 겪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고, 유독 극심했습니다.
고공농성을 하다 구속된 근로자위원이 해촉되면서 항의 퇴장 등 파행을 거듭하며 법정 심의기한을 훌쩍 넘겨 역대 가장 긴 110일 만에 겨우 결론을 냈습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 근로자위원 (지난 7월 19일) :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 위원의 동결, 업종별 차등적용 주장, 정부의 월권과 부당한 개입에 사라진 최저임금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 공정성을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소모적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는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의 수가 똑같은 상태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노사는 대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정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듭되는 가운데 정부의 최근 발표가 논쟁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요양급여의 산정 기준 등을 결정하는 산재위원회에 근로자위원을 추천하는 권한을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서 근로자단체로 변경하기로 한 것입니다.
총연합단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단체로 넓혀 더 많은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양대 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양대 노총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거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추천권 확대로 지원 단체가 늘어나면 정부가 우호적인 인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커지고 사실상 정부가 임명한 공익대표와 같아진다는 것입니다.
노동계는 산재위원회를 시작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등 다른 위원회로도 양대 노총의 추천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정식 장관은 한 달 전 "일부 총연합단체가 참여권을 독점하거나 과다 대표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회계 공시한 노조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 시행에 대해 양대 노총이 상급단체 탈퇴를 유도하는 의도라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정부위원회 추천권을 놓고도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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