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확률-살아난 천적-돌아올 페디' 김광현이 마주한 삼중고, 해답은 삼진에 있다 [준PO]

인천=김동윤 기자 2023. 10. 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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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나흘 쉰 3위팀 SSG 랜더스가 '에이스 없는' NC 다이노스에 일격을 당하며 코너에 몰렸다.

SSG는 22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에 3-4로 패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었다. 어느 시리즈든 분위기를 결정하는 첫 경기가 중요하지만,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선 1차전 승리팀이 87.5%(32회 중 28회)의 확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확률만 따지면 SSG에 주어진 것은 12.5%다.

유리한 경기를 졌다는 심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21일 1차전 선발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SSG의 우위가 점쳐졌다. NC 에이스 에릭 페디가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구에 맞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 그 대신 선발로 나선 신민혁은 정규시즌 29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 122이닝 97탈삼진, SSG를 상대로는 4경기 평균자책점 6.57의 성적을 기록 중이어서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신민혁은 숱한 위기에도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NC에 심적 우위를 안겨줬다. SSG에 불리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페디의 컴백이 임박하면서 SSG는 2차전을 반드시 잡고 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1차전 승리 후 강인권 NC 감독은 "2차전 선발은 송명기다. 페디는 오늘(22일) 19개의 불펜 투구를 했고 현재 90% 정도의 회복 상태다. 하지만 아직 불안감이 있다고 얘기해서 2차전은 어려울 것 같다. 회복 상태를 보면서 페디의 등판일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SSG는 김광현을 2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현시점에서 최고의 카드다. 김광현은 올해 정규시즌 30경기(168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 NC를 상대로는 3경기(16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거뒀다. 9월 이후에는 8경기(44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2.62로 기세를 올리며 SSG의 3위 입성에 큰 역할을 했다.

12.5%의 확률과 돌아올 페디 두 가지 불리함을 안고 시작하는 김광현의 마지막 고민은 '살아난 천적' 김성욱(30)의 존재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김성욱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한 뒤 김광현을 상대로 타율 0.385(26타수 10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0안타 중 2루타가 3개로 타점도 3차례 올렸다. 그런 그가 1차전에서 8회초 대타로 나와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초구를 결승 투런포로 연결하면서 NC에 승리를 안겼다.

김성욱은 "언제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무조건 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김광현 선배는 어렸을 때 TV로만 보던 대투수라서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재밌겠다고 느꼈었다. 그런데 계속 치다 보니 안타가 나오고 자신감도 생긴 것이 쭉 이어진 거 같다"고 김광현에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NC 김성욱이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 초 2점 홈런을 터트리고 환호하고 있다.
NC 박민우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 초 제이슨 마틴 타석에서 3루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

삼중고를 마주한 김광현에게 필요한 것은 삼진이다. NC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 내야를 흔들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개의 도루로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고, SSG와 1차전에서도 제이슨 마틴과 박민우의 도루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김광현은 올해 정규시즌 상대 타자들이 많은 도루를 시도한 선발 투수 중 하나였고(9.1%·리그 5위), 도루 허용률 54.2%로 주자 견제에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NC의 출루를 억제해야 하고, 최선의 방법은 삼진이다. 1차전 선발 엘리아스 역시 빠른 템포로 평소보다 많은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그 결과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갈수록 변화구 사용과 활용에 능한 김광현인 만큼 엘리아스와 같은 퍼포먼스는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이 경기에서 7개의 삼진을 추가할 경우 김광현은 KBO리그 새 역사를 만들게 된다. 포스트시즌 통산 22경기 4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35, 91⅓이닝 97탈삼진을 기록 중인 김광현은 역대 탈삼진 1위까지 단 6개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탈삼진 1위는 선동열(해태)의 103개(준PO 3개, PO 21개, 한국시리즈 79개)로 김광현(와일드카드 4개, 플레이오프 43개, 한국시리즈 50개)의 97개와 단 6개 차이다.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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