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천고마비의 계절…허리 건강 위협하는 '야식 증후군'
야근으로 지친 직장인에게 야식은 힘든 하루의 보상과도 같다. 배달앱을 열어 치킨과 피자, 족발 등 기름지고 자극적인 야식 메뉴를 둘러보는 것은 늦은 퇴근길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장면일 것이다.
야근하면 유독 식욕이 왕성해지는 이유는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의과대학의 베키 콘웨이-캠벨 교수 연구팀은 야근으로 인한 생체리듬 불일치와 시차 피로가 식욕 조절을 관장하는 뇌 기능에 변화를 유발해 식욕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밤과 낮의 리듬이 일치하지 않는 쥐들과 그렇지 않은 쥐들을 비교한 결과, 생체 리듬이 불일치한 쥐들은 하루 식사량의 절반이 넘는 53.8%를 밤 시간대에 섭취했다. 이는 대조군 쥐들의 동 시간대 식사량보다 무려 4.6배 많은 수치다.
늦은 밤 야식을 습관적으로 즐긴다면 '야식 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을 의심해 관리에 나서야 한다.
야식 증후군은 하루 식사량의 50% 이상을 저녁 7시 이후에 섭취하는 일종의 섭식장애를 가리킨다. 이는 체중 증가와 수면·소화장애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야식 증후군의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으론 '체중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밤에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야식으로 섭취한 열량이 대부분 체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만일 야식으로 고열량의 음식과 술까지 자주 먹는다면 하루 성인 권장 칼로리를 훌쩍 넘어서는 것을 물론 이에 따라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무심코 먹던 야식이 오히려 만병의 근원이 되는 셈이다.
체중 증가는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체중이 늘수록 신체를 지탱하는 척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척추 배열과 균형이 어긋나기 쉽다. 이는 허리 통증을 일으키고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를 손상시켜 허리디스크 발생 위험을 키운다. 따라서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이후 허리에 간헐적인 통증이 발생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체중 증가로 어긋난 척추 균형은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뼈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교정한다. 침 치료는 뭉친 허리 근육과 인대를 풀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디스크 손상·탈출로 발생한 염증 해소에 탁월하다. 더불어 개인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한방통합치료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 효과가 10년 후에도 긍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이 6개월간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65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요통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전 중등도(4.39)에서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1.07)으로 개선된 이후 10년 뒤까지도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며 호전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야식 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식습관을 지키도록 하자. 특히 아침을 먹지 않으면 공복이 길어져 밤에 식욕이 폭발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먹는 것이 좋으며 저녁은 소화가 잘되도록 가볍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저녁 시간에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거나 취미 습관을 만드는 것도 야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숙면도 중요하다. 수면 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랩틴' 분비가 저하돼 다음날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숙면을 취한다면 폭식 예방과 함께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늘날 스트레스 해소와 체중 조절은 직장인의 건강 관리에 있어 중요한 고민거리로 자리 잡았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식욕까지 왕성해지는 요즘, 자신의 평소 식습관을 돌아보며 야식 증후군 발생에 유의하도록 하자.
대구자생한방병원 이제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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