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않는 지도자’ 네타냐후, ‘뻔뻔’ 비난 커져…“총리가 책임 져야”
이스라엘 국민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큰 피해를 당했음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수반으로서 국민과 국가가 겪는 고통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국가 안팎의 지적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공격을 초래한 계산 착오에 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군(IDF) 군사 정보 책임자는 자신이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말했고, 이스라엘의 국내 보안을 담당하는 비밀 경호대 신베트의 수장 역시 “경고를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군 참모총장도 “군이 학살을 막아야 할 책임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 정보기관, 주요 각료 등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잇따라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정작 오랜 기간 이스라엘을 이끌어온 네타냐후 총리는 사콰는커녕 아무런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를 쓴 안셸 페퍼는 “그는 완전 뻔뻔하다”며 “그는 사과는 사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며, 사임할 뜻은 없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잘 아는 또 다른 인물도 FT에 “그는 책임진다고 하면 유죄라고 번역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초반 며칠은 충격을 받았지만, 곧 정치적 기반을 재발견해서 격렬한 연설을 하고 군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네타냐후 총리는 납치 1주일이 지나서야 일부 인질의 가족들을 만났는데, 그나마도 우호적 인사들을 배치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 이번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먼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대통령을 붙잡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국민들은 네타냐후 정부에게 책임이 있으며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감 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 절반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 주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 마리브 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약 80%가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네타냐후 총리를 아직 재임시키는 것은 전쟁 중이란 사실 뿐”이라며 “하마스 기습 후 그의 철벽은 무너졌고, 주변 사람 대부분은 인정한다. 문제는 그가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현실화를 막기 위해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용인했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큰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거의 반세기 동안 이란과 같은 국가가 조직한 테러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파했는데 정작 자기는 다르게 행동했다. 그는 하마스를 가자지구에 가둬둘 수 있고 공격은 아이언돔과 국경 장벽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FT는 “지금 이스라엘은 고통과 전쟁 우려로 뭉쳤지만 그 와중에도 정치는 점차 돌아오고 있다”면서 “이번 주 여당 고위 관리 집 밖에서 소수 시위대가 철야 농성을 벌였고 한 명은 하마스 공격으로 죽은 이들의 이름을 조용히 읊었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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