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 ‘박수근 화백 컬렉션’ 우등생 등극 (선녀들)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하니가 남다른 감성으로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감상했다.
10월 22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연출 정윤정, 남유정, 권락희/작가 김수지/이하 ‘선녀들’)은 ‘박수근 화백 컬렉션’ 특집으로 꾸며졌다. 전현무, 유병재, 하니가 미술을 사랑하는 작가 조원재, 역사 선생님 김준우와 함께 강원도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서 박수근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하니는 특유의 감성으로 그림 해석을 펼쳐 컬렉션 투어에 재미를 더했다.
이날 멤버들은 ‘국민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의 경매가를 듣고 헉 소리를 냈다. 2007년 경매에 나온 ‘빨래터’의 낙찰가는 45억 2,000만 원으로,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최근 BTS 멤버 RM이 박수근 화백의 판화 ‘나무와 세 여인’를 소장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멤버들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박수근 화백이 미술 독학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그를 더 알아갔다.
이어 멤버들은 억 소리 나는 경매가로 주목받은 작품, ‘빨래터’를 재현한 장소를 찾았다. 박수근 화백에게 빨래터는 1950년대 이후 소박한 인간 군상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자, 평생의 연인 김복순 여사와 만난 특별한 장소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박수근 화백의 러브레터를 읽으며, 반대를 뚫고 이뤄진 두 사람의 드라마 같은 결혼 스토리에 푹 빠져들었다. 가난 속에서 김복순 여사는 뜨개질로 살림에 힘을 보태고, 작품 속 모델 뮤즈로도 활약한 ‘찐 사랑’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본격적으로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자, ‘무스키아’ 전현무는 “충격적이네. 나 이렇게 그림이 입체적인지 몰랐어”라며 놀라워했다. 마치 돌 위에 그림을 그린 듯한 독특한 질감이 감탄을 자아낸 것. 박수근 화백은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 속 한국적인 정서를 독특한 마티에르(질감)에 담아냈는데, 유일무이한 박수근만의 화풍이 멤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원재는 ‘물감을 바르고 말리고 긁고’ 무한 반복해야 하는, 엄청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박수근 화백의 마티에르 레시피를 공개했다. 전현무는 “모든 돌들의 모양이 다르듯이 마티에르가 다 다르다”라고 감탄했다.
박수근 화백의 가장 유명한 나무 시리즈 중 하나인 ‘나무와 두 여인’은 서민들을 향한 연민의 시선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하니는 “그림 속 나무는 왜 앙상한가요? 잎도 없고 슬퍼 보여요”라고 남다른 감성으로 감상을 남기며 질문을 던졌다. 멤버들은 모진 풍파를 견뎌낸 나무들처럼, 나무에 1950년대 서민들의 삶을 대변한 것이 아닐지 추측했다. 6∙25전쟁을 겪으며 가족과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등 그림처럼 우여곡절 많았던 박수근의 인생이 모두의 가슴을 안타깝게 물들였다.
고난 속 박수근의 작품 세계는 더욱 꽃을 피웠는데, 멤버들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작품인 ‘나무 아래’를 감상했다. “다른 작품엔 없는 게 있다”라는 말에, 멤버들은 열심히 비밀 찾기를 시작했다. 그 가운데 하니는 “어머. 나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기뻐했다. 투박한 나뭇가지 사이 피어난 잎을 발견한 것. 나무 아래 땅에도 알록달록한 것들이 보였고, 멤버들은 함께 봄이 찾아온 듯 기뻐했다. 여성을 많이 그렸던 박수근 화백이 일하는 남성을 그렸다는 것도 차이점이었다.
하지만 박수근 화백은 출품작들이 낙선하고, 1960년대 초 시작된 도시개발계획으로 소중한 집을 철거 당하는 등 시련을 맞았다. 계속되는 비극 속 음주가 늘면서 건강이 악화됐고, 백내장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기까지 했다. 그 가운데 그린 작품이 ‘유동(줄넘기하는 아이들)’이었다. 전현무는 채색을 거의 하지 않은 작품에 대해 “지금 보이는 시야 그대로, 상징적으로 그리신 것 같아”라고 추측했다. 박수근 화백의 굴곡진 삶을 따라가며 감상하는 그의 작품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통의 사람들을 그려냈던 그의 작품 세계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시간이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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