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부모님의 뿌리가 있는 한국에서 우승이라 더 특별하죠" [LPGA BMW]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 동안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의 서원힐스(파72)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이 펼쳐졌다.
그 결과, 마지막 날 4타를 줄인 이민지가 최종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했고, 앨리슨 리와 벌인 1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마지막 라운드 시작할 때 공동 선두였기 때문에 초반이 중요했다. 초반에 버디 2개 잡고 9번홀 보기를 범하면서 '후반에서 버디 몇 개를 잡고 보자'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지는 "후반 홀 가운데 초반 5개 홀은 별로 긴장하진 않았고 흥분되고 기대가 됐다"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이 구간에서 3개 버디를 골라냈다.
그러면서 이민지는 "매주 대회 때마다 우승 경쟁을 하고 싶은 게 선수의 마음인데, 저는 그 상황에서 경쟁하는 걸 즐기기 때문에 즐겁게 경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연장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민지는 "사실 올해 네 번째 연장전이었기 때문에 익숙해졌고, 앨리슨 리 선수와도 잘 아는 사이다. 2012년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결승전에 만나 적도 있었고, 그때 생각이 나서 어쩐지 더 익숙하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이어 이민지는 "친한 상대이면서 동시에 유능하고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와 일대일로 경쟁하는 건 엄청난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연장전 때 '페어웨이만 잘 지키자' 생각했고, '그 다음에 세컨드 샷을 잘하고 그 다음 퍼팅을 잘하자, 그래서 버디를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생각처럼 잘 풀려서 좋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민지는 이번 우승을 통해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곳에 가족과 친구들도 많이 있으니 이번 우승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할머니도 와서 응원해 주셨다고 알고 있는데, 오늘의 우승이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민지는 "한국은 제가 항상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다. 또한 제 부모님의 뿌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 연장전을 하러 가는데 가족 친지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신기하고 특별했고 좋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민지는 "우승 직후에 할머니가 정신 없는 와중에 뵙게 되어서 그냥 안아주고 '잘 했다'고 해주셨다"고 밝혔다.
바로 전 주에는 이민지 남동생 이민우 선수가 아시안투어 SJM 마카오 오픈에서 우승했다. 2주 연속 우승으로 '집안의 겹 경사'를 맞은 셈이다.
이민지는 "동생이 우승해서 정말 기뻤고, 어느 정도는 동기부여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동생이 대회에 출전하면 늘 눈여겨보고 있다. 절대 직접 이야기하진 못하겠지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늘 자랑스럽다.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대회 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우승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다'고 언급했던 이민지는 "크게 다르진 않다. 우승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물론 한국에서의 우승이어서 더 특별했고 또 개인적으로는 LPGA 투어 통산 10승의 기록이어서 조금 더 금상첨화였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민지는 투어 데뷔 후 9년만에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 LPGA 데뷔 후 세운 목표가 있었을 텐데 현재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이민지는 "10승이라는 특별한 이정표를 세웠던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지는 "보통 경기가 끝나고 주변에서 알려주시면 '아, 내가 통산 몇 승이구나' 자각하는 편이다. 그보다는 매번 대회를 나갈 때마다 주말에 우승 경쟁을 하는 위치에 있는 게 제 목표이고, 다만 통산 10승이라는 건 그간 저의 노력에 대한 결실과 보상이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숫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지는 "향후 목표로는 제가 아직 세계랭킹 1위를 하지 못했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골프라는 건 예측불허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몇 년 안에, 제가 할 수 있을 때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LPGA 투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참석했을 때와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선수로 참석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묻자, 이민지는 "하나금융 챔피언십에 나왔을 때를 예로 들면, KLPGA 규칙과 규정을 따라야하고 모두 한국 선수와 경쟁한다는 것 외에 크게 차이는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박인비의 오랜 캐디인 브래들리 비처와 이번 시즌 2승 합작한 이민지는 '앞으로도 브래드 비처와 계속 함께할 것이다'고 밝히면서 "브래드는 비교적 최근인 6-7월에 제 캐디가 됐지만, 둘 다 호주 사람이라 통하는 것도 많고 잘 맞다. 그와 함께 우승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달 KLPGA 투어 하나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에 다가섰다가 놓쳤던 이민지는 한달 만에 이렇게 우승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이민지는 "골프 선수로서 우승보다 우승하지 못하는 상황에 더 익숙한데 그런 상황과 늘 싸우면서 어려움에 잘 적응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지는 "제 성격이 원래 차분하고 긍정적인 편이고 또 나쁜 기억은 잘 잊어버리고 다음 샷에 집중하는 편인 것 같다. 멘탈에 타격이 있는 경험을 하면 더 열심히 하고 그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고, 다시 같은 상황에 닿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프로의 세계에 입문해 그동안 골프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골프 선수가 아닌 평범한 일상은 많지 않았을 것 같다'는 질문에 이민지는 "데뷔 초반 3년 동안은 모두가 그렇듯이 출전권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보니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바쁘게 지냈다. 시간이 흐르고 조금 안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그리고 데뷔 후 9년이 지난 지금 균형을 잘 찾아 가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퍼팅 100개 할 거야', '연습을 위한 연습을 할 거야'가 아니라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할지 또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됐고 그런 면에서 좀 더 여유와 균형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민지는 "개인적으로 골프와 관련해서는 은퇴 후에 어떤 역할로든 LPGA 투어에 기여하고 투어를 발전시킨 후에 떠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다. 코스에서나 TV에서 롤모델로서, 혹은 주니어 육성을 하는 역할이든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LPGA, 여성 골프, 그리고 주니어 선수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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