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지옥"…카카오 사법 리스크에 개미들 '비명'
에스엠 제외한 카카오그룹주 52주 신저가 추락
김범수, 에스엠 시세 조종 혐의 오늘 소환
개미들 눈물의 '물타기'…올해 2조7770억 순매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금 반 토막이라 물타기를 해도 희망이 안 보여요” “카카오그룹주는 2차전지처럼 곱버스(인버스와 곱하기를 합성한 신조어로 지수 하락시 두 배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한 상품)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카카오 주가가 3년 5개월여 만에 4만원대가 붕괴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칼끝이 김범수 창업자를 겨누면서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에 드리워진 사법 리스크가 계열사의 주요 사업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0일 에스엠을 제외한 카카오그룹주는 모두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카카오그룹 지주사인 카카오(035720)는 전 거래일보다 1450원(3.58%) 내린 3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만8850원을 찍기도 했다. 카카오가 종가 기준 4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5월4일(수정주가 3만7343원)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페이(377300)(-5.02%), 카카오게임즈(293490)(-0.21%), 에스엠(041510)(-1.82%), 카카오뱅크(323410)(-5.01%)도 일제히 하락했다.
카카오그룹주도 죽을 쑤고 있다. 카카오가 연초 대비 26.46% 빠진 가운데 카카오게임즈(-47.93%), 카카오뱅크(-10.29%), 카카오페이(31.92%)가 모두 두자릿수대 하락했다. 에스엠만 유일하게 47.84% 뛰었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에서 종목 투자자들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NH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카카오 주식을 산 투자자 31만1583명의 평균 손실률은 52.87%, 평균 단가는 10만2492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투자자 비율은 고작 0.09%에 그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미들이 올 들어 2조7700억원 이상 나홀로 카카오 주식을 순매수한 배경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물타기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주가 약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 리스크도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등기임원이 시세조종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장주에 불리한 시장 흐름도 주가 반등의 걸림돌로 손꼽힌다. 미국의 고금리가 내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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