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삭감 과기계 달래려 잇단 간담회…현장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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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따른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잇따라 과학기술계 대상 간담회를 열고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연구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R&D 삭감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장·차관이 돌아가며 간담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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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최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따른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잇따라 과학기술계 대상 간담회를 열고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연구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R&D 삭감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장·차관이 돌아가며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출연연 기관장, 신진연구자 및 학생연구원, 주요 연구 중심대학 총장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번 주에도 연구자 대상 간담회에 나선다.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지난달 글로벌 R&D 혁신 자문위원회와 젊은 과학자 혁신 자문위원회 등 회의체를 잇달아 만들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도 6개 주요 대학 자연대 학장 대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도 8월부터 한국연구재단 PM, 기초연구연합회, 노벨상 수상자, 이공계 연구자, 여성과학기술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출연연 기관장, 국내 리더연구자, 4대 과학기술원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총장, 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릴레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고 과기정통부는 소개했다.
특히 조 차관은 8월 두 차례 나눠 진행된 연구재단 PM 간담회를 제외한 나머지 간담회가 모두 최근 한 달 내로 집중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현장 소통 강화를 지시한 이후인 18일과 19일에는 하루 두 차례씩 간담회를 여는 등 급격히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간담회 숫자를 늘리다 보니 형식이나 내용이 최근 이슈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엔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기초연구연합회와 간담회는 조 차관과 연합회 부회장 두 명만 만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노벨상 수상자는 이번 R&D 제도개선에 관한 의견을 들을 만한 대상은 아니란 지적이다. 또 여성 과기인 간담회는 R&D 문제와 관계없이 내년 발표 예정인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이 기관장급과 젊은 연구자 등으로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관과 차관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들 중 본부장과 간담회를 가진 젊은 과학자 혁신자문위에 이름을 올린 교수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중복으로 참여한 사례가 여럿 발견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과기계에서는 정책 변화로 혜택이 예상되는 일부 연구자들로부터만 과기정통부가 의견을 듣고, 정작 불만이 많은 현장 전체의 의견을 듣지는 않는단 볼멘소리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간부들도 이달 들어 부랴부랴 간담회를 갖고 현장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과기계에 따르면 장·차관 뿐 아니라 1차관실과 혁신본부 실·국·과장들도 연구자들과 수일 내 만나 달라고 요청하며 연구재단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을 통해 여러 단체를 한꺼번에 모아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몇 가지는 잘못 이해된 부분들이 있다며 설명을 해 주고 총론적으로는 미래세대를 위해 잘해야 한다는 게 목표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정을 쪼개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뒤늦게라도 의견 수렴을 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과기정통부가 연구자 의견을 듣지 않고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차례 간담회에 참석한 교수는 "몇 군데 관계자를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잘해달라는 식"이라며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교수도 "정부가 지적한 비효율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설명해달라 하면 그냥 개혁해야 한다며 이해해 달라고 한다"며 "좋은 방향으로 고려해달라고 하는데, 그냥 정부 관점을 설명하려고 들러리처럼 불려 다니는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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